{나}1. 현실에 밀려 사라진 꿈
누구나 어릴 적엔
꿈을 말했다.
대통령, 소방관, 가수, 배우…
그건 어쩌면
마음속 깊은 데서 올라오는 욕망이 아니라,
세상이 기대하는 정답을
조심스럽게 읊는 연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각자의 현실이 생기고,
삶이 점점 무거워질수록
꿈은 점점 단어에서 짐이 되어간다.
누군가는
그 무게를 감당해내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간다.
그런 사람들은 빛나고,
존경스럽고,
때론 나와 너무 먼 세상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는 어쩌다
그 길에서 비켜선 걸까.
나는 어쩌다
꾸던 꿈을 접어두게 된 걸까.
사실,
그건 큰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사는 게 바빴고,
당장의 생계가 급했고,
누군가에게 의지되었고,
누군가를 지켜야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현실이
조금씩 내 꿈을 밀어내고,
나는 “언젠가”라는 단어 뒤에
내 마음을 조용히 숨겨놓았다.
꿈을 이루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가끔
한없이 작아진다.
하지만 그런 날엔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나는 그래도,
한 번쯤 꿈을 꾼 사람이었다고.
그 꿈이 내 안을 얼마나 환하게 밝혔는지,
지금도 기억한다고.
어쩌면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살다 보면
삶의 흐름과 꿈의 궤적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삶의 완성이기도 하다.
지금의 나는
어릴 적 꿈꾸던 내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되어가고 있다.
꿈이 사라진 게 아니라,
그 꿈이 나를 품은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