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위에서 나를 마주하다
#3 신념과 착각 사이, 글

#3 신념과 착각 사이, 글을 쓰던 날들

by 박동욱

#3 신념과 착각 사이, 글을 쓰던 날들


우연히 사이버대에 입학하면서,
문화콘텐츠를 공부하게 됐다.
그 시절의 나는 몰랐다.
‘배운다는 것’이 단지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는 일이라는 걸.

그때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처음엔 방송과 영화 리뷰가 주였고,
가끔 사회적 이슈에 대해도 썼다.
글을 쓸수록 생각이 많아졌고,
보고 듣는 만큼 하고 싶은 말도 늘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블로그가 ‘top 100’에 오르면서
나는 내가 쓴 글이 세상을 조금쯤은 움직일 수 있을 거라 믿게 됐다.

책을 읽고, 신문을 보고,
내 안에 ‘신념’이라는 것이 조심스럽게 자라났다.
그리고 나는 착각했다.
내 글을 세상 모두가 공감할 거라고.
그 착각이 무너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무너짐은,
내 마음을 망가뜨리진 않았다.
오히려 글에 대한 조심성과 겸손함을 배우게 된 시간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은 내 인생에서
글을 가장 신나고 재미나게 썼던 때다.

하지만 습관처럼, 정기적으로 써야 했던 글쓰기는
어느새 멈춰버렸고
나는 글을 쓰기보다 생각만 하게 됐다.
‘이런 글을 써야지’
‘이 이야기는 정말 좋은데’
그 모든 생각들은 머릿속에서만 떠다니다
하나둘씩 사라져갔다.

그 시기를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조금은.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글보다 더 깊은 이야기들을 내 안에 쌓아왔다.

이제라도 다시 글을 쓰는 이유는
그 모든 시간이 내게 한 편의 교훈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생각만 하지 않고,
조용히 다시 써보려 한다.
읽고, 쓰고, 올리는 그 순간들로
나의 이야기를 다시 살려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