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의 사랑
#3 그래도, 너라서 좋았어

그래도, 너라서 좋았어

by 박동욱

연락이 없으면 불안했고,
답장이 오면 다행이었다.

“뭐 해 요즘?”
“잘 지내?”
나는 몇 번을 쓰다 지우 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마음을 눌러 보냈다.
그녀의 답장은 늘 한참 뒤에야 도착했다.
2~3일쯤 지나서, 아주 짧게.

“응, 잘 지내.”

그 말 하나에
나는 괜히 마음이 놓였고,
그래, 다행이야,
스스로를 다독였다.

답답하고, 어리석고,
내가 봐도 한심했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그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게 좋았다.

어느 날엔
문자를 보낸 내게 돌아온 건
차가운 말투와 무성의한 대답이었다.
그 순간이 너무 서운하고,
또 너무 분해서
연락처를 차단해 버렸다.

하지만
사흘도 지나지 않아
나는 조용히 차단을 풀었다.
혹시 연락이 오진 않았을까,
카톡 창을 열어보고,
프로필 사진이 바뀌진 않았나 들여다보고,
안 읽힌 메시지함을 멍하니 들춰보는
그런 나 자신이…
참 가엽기도, 웃기기도 했다.

당연히,
연락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짧고 건조한 톡 한 줄.

“뭐 해?”

아마 기분이 좋지 않았던 날이었겠지.
혹은 남자친구와 다툰 날이었을지도.

그 문장을 본 순간
나는 긴급출동처럼 아무 준비도 없이 뛰어나갔다.

머리를 감지도 못했고,
옷차림은 허술했지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불렀다는 이유 하나로
나는 다시, 달려갔다.

그 반복되는 시간들이
미치도록 서글프고 한심했지만
이상하게 싫지만은 않았던 건…

그래도 그게 너였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나는, 널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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