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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싱글생글

나는 나에게 오늘의 봄을 선물했다.

봄 사랑 벚꽃 말고 - HIGH4과 아이유

by 우희연do

오늘 아침 뉴스에서 내일부터 돌풍이 풀고 비도 오고 산간 지방에는 눈까지 내린다고 일기예보를 한다.

기상캐스터는 돌풍과 비로 꽃이 떨어지기 전에 오늘 꽃을 만끽하는 하루를 보내라고 한다.


봄꽃이 이제 만발한대.

나의 꽃놀이는 지금 시작인대.

가혹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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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 책, 도서관 주간 특강 책, 중간 과제물까지 할 일은 산더미다.

어떡하지, 꽃이 진다고 하니 조급함과 조바심이 마음이 복잡하다.

우리 동네 벚꽃이 만개한 뒷산이라도 갈려고 후다닥 준비를 한다.


둘째 학교 등원하면서 30분만 산책하고 집에 올 생각이었다.

뒷산 나의 코모레비 장소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오는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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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은 걸음을 재촉해 탄천으로 향하게 했다.

오늘은 손 잡고 같이 걸을 사람이 없어 달콤한 봄바람이 야속했다.

하지만 늘 가던 장소에 벚꽃은 만개해 나를 반겨주었다.

벚꽃에게 환대를 받으니 봄향기에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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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에게 꽃놀이 사진을 보냈다.

내 모습도 찍었다.

“다 꽃사진만 찍었네.”

곰돌님 같은 신랑이 때로는 나를 심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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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을 따라 산책을 하니 일 년 전 나의 마음이 보였다.

나만 제자리인 것 같고 나만 혼자였던 그 시절,

떨어지는 벚꽃 잎이 너무 부러웠던 그 시절의 내가 거기에 있었다.

떨어지는 벚꽃잎은 엔딩이 아닌 봄의 시작이듯

검은 마음에 희망의 싹이 돋아났던 그 순간을.

벚꽃을 따라 걷다 보니 ‘벚꽃 7경 뚝마루’는 산책로가 있었다.

이 동네를 오래 살았는데 처음 가는 길이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오직 나를 위한 꽃길 같았다.

그 길은 벚꽃의 찬란한 엔딩의 순간 속에 나를 머물게 했다.

벚꽃의 화려한 엔딩은 봄의 여신이 오는 황홀한 시작이다.

나는 나에게 오늘의 봄을 선물했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나에게 봄밤이라도 선물하는 날이 되길 바라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NnDrT-pJg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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