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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YB Sep 07. 2023

유튜브 영상 제작기

오늘의 하이라이트

몇 달 전에 미리 써둔 대본을 읽으며 녹음하고 촬영했다. 올해 상반기에 잠깐 유튜브를 업로드했을 때에는 냐니에게 내레이션을 맡겨서 적어도 녹음은 수월했었지만, 이젠 전부 내가 하기에 촬영에도 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었던 것 같다. 또박또박 절지 않고 하고 싶은 얘기를 소리 내어 읊는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었던 거였구나, 발음을 의식하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구나 새삼 깨닫는다.


확실히 목소리만 따지자면 냐니가 훨씬 좋긴 할 거다. 이전에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나갔을 때도 사람들이 냐니의 발표를 듣고 성우가 아니냐며, 목소리가 너무 좋다며 칭찬했다. 목소리 자체만으로 집중시키는 힘이 있고, 만나는 사람마다 목소리를 칭찬받는 냐니. 나도 처음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멈칫했을 정도로 목소리 자체는 확실히 냐니가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메시지가 담긴 나의 글이니 만큼, 전달력은 내가 더 많이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언어적 표현 이외에도, 비언어적인 표현에도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과 감정과 뜻이 담길 테니 말이다. 냐니에게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요구하고 터치하는 것은 시간과 여건상 여의치 않다. 발음과 스피칭을 연습해서 내가 더 집중시키고 듣기 좋은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


vrew라는 좋은 자막 편집 툴을 발견해서, 이전에 비해, 파이널 컷보다도 더 편리하게 영상을 편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에 8~9시간 정도는 소요된 것 같다. 익숙해지면 이것도 더 빨라지겠지.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같은 퀄리티를 내는 데 들이는 시간을 적게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들이는 시간은 같은데 퀄리티를 더 올리는 방법이다. 처음부터 대단한 퀄리티를 만들 순 없으니 착실하게 영상을 제작하면서 시간을 적게 들이도록 궁리하고 스킬을 쌓아가 최종적으로는 3~4시간 만에 모든 편집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렇게 꾸준히 일정한 속도로 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되면 퀄리티는 그다음 목표! 다시 착실하게 퀄리티를 조금씩 올려나갈 계획이다.


당연히 유튜브를 통해 대단한 성공을 누리고도 싶고, 월 천만 원씩 이상씩 벌고도 싶고, 유명해져서 유명인도 만나고 싶고, 책을 집필해 팬사인회도 열고 싶다. 그런 욕망이 있는 건 맞지만 사실 1차적인 목표는 그게 아니다. 우선 1년 이상 꾸준히 한 다음에, 이 경험을 나의 집요함, 끈기를 증명할 이야기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다. 요컨대, 나의 집요함 성장기로 쓰이는 것이다.


유튜브가 본업이 아닌데도 꾸준히 유튜브를 한다는 것은 정말 여간 부지런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연말 까지 계획을 세워봤는데, 나는 이제 남는 여가 시간을 전부 책을 읽고 공부하고 기획하고 조사하고 대본 쓰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는데 바치지 않으면 안 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업로드하기로 나와 약속했다. 나는 그 누구보다 내가 나에게 실망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아웃풋을 내야만 하는 환경에 처해진 내가 꾸준히 독서를 하고 글을 써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를 가다듬는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제작한 영상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당신이 작문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당신의 정신은 더욱 잘 조직되고 효율적이며 쉽게 흔들리지 않고 확신에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이것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욱 건강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명료하지 못하고 무지하다는 것은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에세이를 쓰고 있을 때 당신은 인류 문명이 지닌 권능 전부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by 조던 피터슨

그 말 그대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악함, 자신의 철학에 대해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말하는 능력이다. 조던 피터슨은 생각하는 법과 주장을 구체화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람에게 주어질 수 있는 영향력 있는 모든 것들 중에, 그 보다 강력한 무기는 없기 때문이다.


누구든 자신의 주장을 일관성 있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고 사람들은 그에게 돈과 기회를 주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나는 세상에서 아주 치명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때문에 꾸준함을 무기로, 초심자의 허접함을 견디면서, 허접하게 시작하면서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나의 집요함과 논리와 철학으로 위대함을 이루고자 한다. 또한 그 길을 가는 여정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위대하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


세상에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 바른말하기를 좋아하는 내가, 혼내는 게 일상인 내가, 막상 본격적으로 판을 깔고 바른 소리를 하려고 하니 괜히 스스로 찔려 말문이 턱 막힐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좋은 부수효과인 것 같다. 입 밖에 내지 않았다면 나만 옳은 척,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합니다, 저렇게 해야합니다, 잘난척 떠들어 대는 나는 과연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인가? 라고 의식하며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아주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새삼 내 생각을 정리하고 올리면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참 감사하다. 완벽하진 않아도 하고자 하면 번역기를 돌려 자막을 달아 올릴 수도 있고, 평생 만날 일 없는 사람들에게 나를 알릴 수도 있는 시대에 태어난 게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나는 일본어를 할 수도 있으니 아예 일본어로 일본을 타겟팅해서 영상을 제작해도 좋을 것같다. 인구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으니, 조회수와 벌이가 훨씬 올라갈 지 모른다. 새삼 고등학생때 유학을 위해 일본어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던 것도 감사한 것 같다.

브런치에 올린 글도, 아직 아무도 보고 있진 않지만 이 광활한 네트워크 상에 어딘가엔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나의 글을 언젠가 누군가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사실이다. 새삼 좋은 시대에 태어난 것 같다. 이왕 이때 태어난 김에 사람들을 설득하고 영감을 주는 연습을 해보자. 마인드의 차이가 모든 것의 차이라는 것을 깨달은 나의 지식을 나눠보자. 사람들을 변화시키면서 내가 제일 많이 변화해 보자.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들의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이 되어보자.


언젠가는 나의 위로가 얼굴을 전혀 모르는 사람의 마음에도 와닿을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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