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YB Sep 06. 2023

�의 일기

1일 차

이른 아침에 일어나 계획했던 하루를 다시 점검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소리 내어 읊는다.

자기 전에 계획을 세워두는 것은 아주 좋은 습관이다. 매 순간 지금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지 쓸데없는 고민으로 에너지나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되는 점이 특히 좋다.


30분 동안 간단히 아침루틴을 마무리하면 운동 시간이다.

불과 몇 년 전에 한창 춤을 췄을 때는 새벽까지고 춤을 연습하고 몇 시간씩 근력 운동에, 발레 동작을 익혔었는데 올해 들어 운동을 통 안 한 탓인지 저스트 댄스 3개만으로 숨이 헐떡이고 몸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다이어리에 30일간 매일매일 링피트를 하는 챌린지를 시작했으니까 링피트까지 하고 마무리한다. 땀에 흠뻑 젖어 몸무게를 재보니 작년 이맘때쯤과 비교해서, 5킬로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착실히 되돌려 놓아야겠다.


아침에 운동하고 샤워하니 상쾌한 기분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나의 웹 프로젝트 대장정의 시작은 웹 크롤링 연습이었다. 사실 크롤링은 듣기만 하고 정작 실제로 해본 적은 없어서,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 못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어서 약간은 당황했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는 온/오프라인 강의로도 제작할 예정이라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작업하니 시간이 배로 걸리는 것 같다. 업로드 한지 2~3년이나 지난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하는 지라 중간에 찾아봐야 할 것들이 많았다. 개발을 하면서 느끼는데, 이쪽 세계는 1년만 지나도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다. 중간중간 나의 개발환경과 다른 부분이나, 세월의 흔적과 다른 부분은 Bard와 구글링(상당수 스택 오버 플로우)으로 겨우 메꿔 놓았다. 웹 쪽은 특히 다뤄본 적이 거의 없어서 여러 Exception들이 발생하는 것의 원인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반복되는 같은 에러에 피곤해져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한숨 낮잠을 자고 다시 일하니 해결할 수 있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자동화 예제를 완성했고, 내일은 프로젝트에 쓰일 AI 학습 데이터를 크롤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 오늘부터 하는 (다이어리에 기재된) 30일간의 챌린지는 두 개가 더 있다. 하나는 18시간 공복을 지키는 것이고, 하나는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18시간 공복은 자연식물식, 간헐적 단식으로 유명했던 유튜버 이레네오를 알고부터 종종 실천하고 있다. 내 몸에 가장 맞는 다이어트도 자연식물식, 간헐적 단식인 것 같다. 태생적으로 소화기관이 약한지라 자연식물식이 가장 몸이 가볍고 에너지가 많이 올라가는 식단이었고, 마찬가지로 간헐적 단식을 했을 때 가장 생산성이 올라가고 일에 집중하기도 좋다.

그러나 식단은 그렇게 힘들게 지키고 있진 않다. 너무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다. 점심으로 닭가슴살 볶음밥을 먹었지만 라면도 먹었다. 저녁은 고등어 무조림을 먹었지만 쿠키도 먹었다. 이번주는 엄마와 2시, 7시의 정기적인 식사시간을 함께 지키기로 했다. 2시에는 내가 집안에 잔뜩 구비해 놓은 오트밀을 작살낼 계획이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그냥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사실 소설도 쓰고 싶고 에세이도 쓰고 싶었는데 일단은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일전에 누군가의 블로그를 봤을 때 자신의 정리된 생각이 글로 남아 있는 게 굉장히 호감이었고, 그렇게 자신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게, 어떻게 자신의 생각이 변화해 왔는지 구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게 좋아 보였다. 나도 저렇게 해야지 싶었는데 이제야 시작하게 되었다.


대단한 걸 쓸 작정은 아니지만 꾸준히 하기로 했다. 원래 대단함은 꾸준함에서 나오니까, 쓰다 보면 뭔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굉장한 깨달음을 포착하고 남길 수 있을지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 소모성 가짜 분노와 비소모성 진짜 기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