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그림책 코비 야마다의 "아마도 너라면; Maybe(2020)"
매일 그림책 한 편씩 소개하며 나의 삶을 나누는 글을 쓰겠다 다짐한 오늘. 앞으로 나의 브런치 활동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며 또 보여줄 수 있는 그림책을 소개하고 싶었다.
Maybe
아마도
무엇보다 자연, 숲을 가장 사랑하는 화가 가브리엘라 버루시(Gabriella Barouch)의 그림과 자신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삶을 이야기하는 작가 코비 야마다(Kobi Yamada)의 글이 함께 어우러진 이 그림책은 읽는 이에게 아주 따뜻한 위로를 준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려다 오히려 어른인 내가 더 위로받는 그런 책이다.
야마다 작가의 책 "What Do You Do..." 시리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시리즈다. 글감으로 조금 더 아껴 두었다 공개할지, 내일 당장 공개할지는 모르겠지만, 내일의 내가 마음이 이끄는 대로 글을 쓸 것이다.
아마도 너라면
Maybe 책은 우리나라에 작년 2020년 9월, 이진경 교수님을 통해 "아마도 너라면"이라는 한국어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나는 이 책을 처음 원서로 읽었던 터라 어떻게 번역이 될지 정말 궁금했는데 번역이 원래의 의미를 너무 잘 담아내어 기뻤다. 글과 그림이 너무도 아름답게 어우러져 서로를 더 빛나게 한다. 책의 주인공인 듯 보이는 이 아이는 꼭 숲에서 온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질문이 있다.
"네가 왜 여기, 이 세상에 있는지 궁금해한 적 있니?" 누구나 살면서 이 물음을 한다. 아마 평생에 걸쳐해야 할 질문이지 않을까.
그리고 이 책은 우리를 이끌며 그 답을 향해 조금씩 함께 나아간다. 우선, 나의 존재가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한다.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바로 너란다.
네 삶은 너의 것!
목적지는 알 수 없지만 바다를 항해하는 삶이 우리의 삶이겠지?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의 바다가 있지 않을까?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을 하는데, 그 선택은 후회 없는 선택일 수도, 후회되는 선택일 수도 있다.
그래도 너라면,
아마도 너라면
사람들이 날마다 아름다운 것을 보도록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그림책은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우린 쉽게 생각하곤 한다. 그 이유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그 마음과 감성이 담겨있기 때문이라. 어른이 된 어린 왕자, 어른이 된 피터팬을 상상할 수 없듯, 우리는 어린아이가 가져야 하는 그 순수함이 무엇인지 어른이 되어서도 그 느낌을 알고 있다. 이전엔 우리도 간직했던 것 이기에.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고 어른이 되면서 그때의 그 감정들은 점점 사라져 가고 우리는 많은 것들을 잊어가며 삶을 산다. 어쩔 수 없이 잊혀가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우리는 잊으려 하는 것일까?
어린 왕자와 피터팬이 끝까지 어린아이와 같은 영혼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얼까?
자신들의 삶이 늘 여행과 같은 설렘을 간직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그 믿음일까?
네가 알고 있는 것보다
네 속에는 더 많은 것이 깃들어 있으니까.
너의 꿈, 너의 재능, 너의 반짝이는 생각들이
이 세상에는 필요하니까.
이전에 내가 간직하고 있던 꿈들이 현실에 잊혀가지 않도록, 내 속에 깃들어있는 반짝이는 것들이 흐려지지 않도록, 아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또 꺼내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지.
*번외
책의 첫 장을 넘긴 이후로 주인공을 항상 따라다니는 아기 돼지 한 마리가 있는데, 아마도 내면 깊숙이 숨겨진 또 다른 자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아기 돼지를 보니까 생각났다. 어렸을 때 엄마로부터 태몽 이야기를 들을 때 그렇게나 재미있을 수가 없다. 엄마 태몽 속 나는 흰 아기 돼지였는데, 후광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리고 갑자기 엄마에게 돌진하며 팍! 안겼다고ㅎㅎ 엄마가 처음 이 꿈 이야기를 아빠에게 들려주었고, 아빠는 당장 로또를 사야겠다 말했다고 한다. 또 그 해는 돼지해였기에, 돼지해에 꾸는 돼지꿈이라니! 로또 당첨될 확률이 아주 높은 꿈이지 아무렴. 하지만 엄마는 이건 필히 태몽이라며 로또를 사지 않았고, 그렇게 내가 태어났다고. 엄마가 로또를 사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 책을 읽으면 아이를 따라다니는 아기 돼지가 꼭 내 안의 또 다른 '나' 같아서 더 애정이 간다. 로또에는 당첨되지 않을지라도 내 삶은 이미 너무 행운인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