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garettes After Sex - K.

좋은 음악입니다, 제목 말고.

90년대 유행했던 드림팝이 떠오른다. 시가렛 애프터 섹스의 이 싱글은 작년에 이미 소소하게 화제가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최근에 음원이 수입되며 제대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공간감을 쭉 밀어붙이며 어디 휑한 곳 한 가운데에 멍때리며 서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21세기의 팝은 대체로 신시사이저로 사람을 홀리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리면서, 동시에 21세기의 팝이란 대체로 20세기의 유산을 재활용한다는 편견을 재생산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한편 '시가렛 애프터 섹스'란 밴드 이름은 낸 고딘의 유명한 사진(='Nan and Brian in bed, New York City', 1983)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마저도, 20세기의 '좋은 것' 중에 하나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람. 나는 이 밴드가 좋다. 이 음악이 좋다. 이 밴드명이 좋다. :D

영상은 '스튜디오 브뤼셀' 세션의 라이브 영상이다. 

Nan and Brian in bed, New York City |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