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랭크 코퍼레이션의 평가는 극단적이다. 믿고 거르는 제품 vs 미디어 커머스 최강자.
그런데 이 둘의 공통점은 '판다'는 것이다. '파는 것'을 기준으로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실험을 살펴보면 의외의 키워드가 발견된다. 바로 '팬덤'이다.
- 유튜버 '빠더너스'의 굿즈를 1시간 만에 완판했다. 25만 구독자를 보유한 '빠더너스' 문상훈은 생활형 콩트와 웃긴 영상 등의 유튜버. 기념품은 '치즈볼과 티셔츠'. 60분 만에 준비된 치즈볼 2000개와 티셔츠 1000장 완판.
https://youtu.be/iOlZHIDlwSg?t=386
- '빠더너스 팬덤'을 잘 파악해 기획한 결과란 평가. 그러나 이 팬덤이 '치즈볼'을 유난히 사랑하는 건 아니다. 치즈볼은 수년 전부터 sns의 잇템으로 자리잡음.
- <허지웅답기>로 감성/힐링형 콘텐츠 제작 및 자사 제품 홍보. 이 프로그램은 '라디오스럽다'는 게 특징.
https://youtu.be/N9_Bn6Oavhg?t=1175
- 가수 헤이즈와 협업한 인터렉티브 웹툰. 자체 제작한 유튜브 인터렉티브 웹툰 드라마 채널 댓글툰에 인기 뮤지션이 협업한 가사툰을 선보인다. 가사툰은 국내 대표 뮤지션들이 음악 선정 및 각본에 참여한다.
- 유튜브 서바이벌 프로그램 <고등학생 간지대회>는 여러 브랜드, 지상파 방송 등 다양한 협업사례를 남기며 성황리에 종료했다.
1. 블랭크 관련 기사 중 간과되는 것이 작년의 <케이팝 굿즈 플리마켓>이라고 본다. 하루 3만 명이 모였다. 행사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의 100% 자회사인 인바운드 여행 콘텐츠 스타트업 블랭크케이가 진행했다.
https://twitter.com/kpopgoodsmarket
2.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자회사 블랭크씨(blank.C)는 셀러브리티와 크리에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캐릭터 발굴·콘텐츠 지원, 커머스와의 연계점 구축 등이 장기 목표. 블랭크씨는 ‘크리에이터 밸류업 서비스’를 지향하는 스타트업으로 라이프스타일 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의 100% 자회사다. 연기자 김지우, 유튜브 크리에이터팀 ‘빠더너스’와도 협업 관계. ‘빠더너스’는 인기작가 유병재와 호흡을 맞추며 웃음을 선사한 방송작가 문상훈과 김진혁으로 구성된 크루로, 웹코미디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작업을 앞두고 있다. <고등학생 간지대회>의 우승자 유비, 창빈과도 계약.
3. 블랭크의 구조는 크게 커머스, 콘텐츠, 매니지먼트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구조를 연결하는 것은 뭘까? 내 생각엔 바로 '팬덤'이다.
블랭크의 팬덤을 모으는 건 중요하지 않지만, 블랭크가 만드는 콘텐츠/미디어 그리고 소속된 셀러브리티의 팬덤을 더 많이 모으는 건 중요하다. 밸류 체인 아래 이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고, 그들이 반응하는 아이템을 꾸준하게 출시하는 게 중요하다.
4. 이런 구조에서 핵심은 콘텐츠의 도달율과 공유수. 이건 플랫폼마다 다르고,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지만 내부에선 이걸 체크하는 뭔가가 있을 거라고 본다. 콘텐츠가 얼마나 동시대 감수성과 연결되느냐 그리고 그걸 본 사람들이 얼마나 바이럴하느냐가 관건.
5. 그걸 위해서는 구독자/소비자/팬덤(다 같은 말이지만, 행동에 따라 나뉠 것이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6. 자체 개발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 플랫폼 블라(blah)는 얼굴 노출 없이 AR 캐릭터로 소통하는 신개념 영상 메신저로 실시간 얼굴 인식 기술과 관심사 기반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 자체 커머스 플랫폼 ‘제제(zeze)’는 ‘모이면 싸진다’는 서비스 가치를 지향하며 그룹구매, 라이브 커머스 등을 제공한다.
7. 이 두 개의 서비스는 블랭크와 관련된 사용자/구독자/팬덤의 행동 패턴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성과는 눈에 띄지 않고, 반응도 별로지만 시행 착오의 과정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블랭크가 굳이 왜 이런 앱을? 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얘기.
8. 결론적으로, 블랭크의 핵심 키워드를 '팬덤'으로 보면 이들이 지금 진행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하나로 수렴되기도 하고, 면면이 이해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벤치마킹하는 사업 모델은? 아이돌 기획사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