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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우진 Nov 26. 2020

밤레터#30 | 낯선 사람과 여행하는 밤

요즘 저는 콘텐츠 산업이나 팬덤에 대한 강의를 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얼마 전에는 원티드의 조직문화 컨퍼런스에 스피커로 참여하기도 했는데, 그게 제 입장에서는 꽤 신기하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그런 곳에 가면 저는 주로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우리는 대체로 마음이 머물 곳을 찾는 사회적 존재고,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든 조직이든 비즈니스든 결국 '마음이 머물 곳'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요. 물론 너무 막연한 말만 늘어놓지 않으려고 이런저런 사례들과 근거를 가지고 가죠. 한편 이 '마음'이란 말은 참으로 복잡하고 어려워서 입 밖으로 꺼내면서도 조심스러워요.

벌써 서른 번째 밤레터에요. 시즌2의 마지막 레터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지난 번처럼, 2주 정도 쉬고 시즌3로 돌아오겠습니다. ^^ 


마음이 머물 곳을 생각하는 밤,

서른 번째 밤레터, 시작합니다.


낯선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


밤레터를 보내는 동안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 레터는 내게 어떤 의미일까, 또한 어떤 의미로 남을까, 이 마음이 잘 전달될까, 그걸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러다 문득 밤레터는 낯선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낯선 사람과 여행을 떠난 적이 있나요? 저는 없어요. 하지만 여행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난 적은 많아요. 이 둘은 어쩌면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감각일 거에요. 그래서 그 마음을 상상하면서 밤레터를 쓰게 됩니다. 

유튜브에서 흥미로운 영상을 찾았어요. 완전히 낯선, 오직 소셜미디어로만 연결된 젊은 친구들이 일주일간 로드트립을 떠나요. 제가 생각할 때 이 스토리의 흥미로운 점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즉흥적이면서도 유쾌한 젊은이들의 여행이 로맨스로 발전하지 않았다는 상쾌함. 네, 2만 3천개가 넘는 댓글을 보면 바로 이 점을 아쉬워하거나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지만, 저는 오히려 이 점이 이 콘텐츠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낯선 이성 친구와의 만남과 로맨스는 별개의 문제니까요. 관계의 밀도는 오직 당사자들만 아는 거고요.

다음으로는 낯선 사람과 낯선 여행을 시작하는 마음이 특별했어요. 그건 용기일까요, 무모함일까요, 혹은 다른 무엇일까요. 이와 같은 방식은 아니어도 우리는 아주 가끔이라도, 삶에서 이런 기회를 마주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때 우리는 이 친구들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이 영상의 주인공인 에이단 갤러거와 파이퍼는 각자의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함께 여행을 떠나요. (이 부분도 참신했어요 ㅎㅎ) 그리고 여행지에서 예상하지 못한 것들을 마주치죠. 끝까지 보고 나면 매우 기분이 좋아지는 영상이었어요. 한국어 자막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은 낯선 사람이죠. 하지만 우리는 매주 한 번씩, 짧은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아요. 그런 마음으로, 이 영상을 함께 보고 싶었습니다. | 2020.1125 


일 많고 고독한 밤의 믹스테잎


오늘의 주제는 여행입니다. 짧든 길든, 여행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는 일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오늘, WOOJIN님은 어떤 여행을 했을까요? 


오늘 밤도 자신에게 주파수를 맞추는 밤을 보내세요. 

말 많고 고독한 디제이 차우진이었습니다.



시즌3에 만나요 


밤레터 시즌3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 그러니까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 다시 말해 자신의 일과 삶에 진심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볼 생각입니다. 밤레터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친구들부터, 저와 가깝든 멀든 '일과 삶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섭외해서 이야기를 좀 듣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밤레터 말고 다른 뉴스레터도 하나 더 준비하고 있어요. 이 레터는 뉴스와 정보를 담을 예정입니다. Tech, Media, Inspiration이라는 카테고리로 오디오 콘텐츠와 음악 산업에 대한 트렌드를 짚어볼 생각이에요. 내용이 정리되는 대로 가장 먼저 공유할게요. 관심을 부탁드려요. ㅎㅎ


이번 시즌에도 고마웠습니다. 2주 뒤에 만나요.



https://linktr.ee/TMI.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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