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jin Park Apr 08. 2019

봄날의 멈포드 서재를 좋아하세요?

말랑말랑한 봄에는 '곁-만들기'의 책들

책보다는, 걷고 싶은 봄날이지만

그렇습니다. 봄이 왔어요. 해마다 돌아오는 봄이건만, 해마다 어찌나 성큼, 하고 오는지요. 연달아 터지는 봉오리들처럼 어깨를 으쓱으쓱하며, 순한 바람에 흔들리는 풀처럼 몸을 낭창낭창 흔들며 마냥 나다니고 싶어 책 따위는 눈에도 안 보이는 봄이라지요.  


하하, 그래도 멈포드의 서재는 돌아왔습니다. 홀로 우뚝해지기보다 함께 흘러가는 길에 귀띔이 될 만한 주제로요. 봄이니까, 널리 다니시며 많이 만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곁-만들기'의 책들을 골라둡니다.   


어쩌다 만난 우정 같은 책

지난 겨울에는 '자기-되기'에 대한 책들을 소개해 드렸죠. 우리가 각자 나를 지키고, 스스로 중심을 잘 잡아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길렀으면 해서요. 이제, 나다운 나들이 만날 수 있는 수많은, 놀라운 가능성들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누구나 각자의 상처가 있고, 그 상처로 인한 자기 자신을 버티어내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지만, 어쩌다 만난 우리들은 곁을 맴도는 우정으로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 소박한 희망과 믿음이 단단한 삶의 뿌리가 됩니다.  



4월에는 '마음을 기르고 싶을 때' 읽는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관대함을 잃어갈 때: 「거기, 당신」 &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어떤 사람의 지질하고 외골수적인 면은 실은, 함부로 헤집을 수 없어 보듬어 놓은 상처를 어떻게든 다뤄보려는 발버둥인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는 않기 위해서 우리는 조금 부끄럽고 따뜻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마음을 틔우고 싶을 때 길잡이가 되어줄 소설들입니다.


*윤리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될 때: 「백의 그림자」 & 「타인의 고통」

“서울의 사라진 지명과, 사라진 사람들에 대해 간혹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거리에 나앉거나, 갈 데 없이 밀려나는 장면이 왜 이다지도 흔해졌을까요. 그런 일은 그저 개인의 몫일까요. 빠른 속도와 너무 많은 이미지들 사이에서 우리가 무심하게 흘려보내곤 하는 세상의 비극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당신에게 이 죽비 같은 책들을 권합니다.


*귀 기울이는 마음을 배우고 싶을 때: 「그의 슬픔과 기쁨」 & 「언더그라운드」

“우리는 각자 고유한 존재인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결코, 대신할 수 없을 겁니다. 최선은, 들어주어야 할 사람들 곁에서 그들이 어떻게든 자신의 이야기를 밀고 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각자의 상처와 균열 속에서 때때로 놀라운 것이 솟아오르고, 그것이 당신과 나의 마음을 움직여 우리는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갈 수도 있을 겁니다.


*나란히 앉는 마음을 알고 싶을 때: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 「슈베르트와 나무」

“곁을 만드는 일은 나를 말랑말랑하게 풀어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정성껏 바라보고 함께 걸어봄으로써 우리의 사이는 조금씩 깊고 풍성해지겠지요. 75세 할머니와 17세 여고생, 아저씨 인문학자와 젊은 여성인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어울릴까? 싶은 이들이 만나 빚어내는 우정의 풍경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책들입니다.


*이 매거진에서 소개하는 책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위치한 동네 카페 '다-용도실'@da_yongdosil 내 공유 서가 '멈포드의 서재'@mumford_salon 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3월, 맥주의 씁쓸한 맛이 나는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