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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jin Park Sep 24. 2019

단단하고 따뜻하게 남는 가을의 독서

마음의 자리를 다져주는 속 깊고 품 넓은 책들 

9~10월에는 '취향을 넘어, 지향을 찾고 싶을 때' 읽는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이사로 바빴거든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사의 백미(혹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는 바로 책장 정리죠. 다시 한번 저의 인생의 책들을 고르고 꽂으면서, 책이 저에게 무엇이었는지 되묻습니다. 책이 저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꾸어 놓지는 않았지만, 마음가짐을 조금 더 너그럽게, 조금 더 풍요롭게, 조금 더 단정하고 뚜렷하게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꼭 그 정도의 쓸모로, 이 책들이 바로 당신의 일상에서 읽히기를 바랍니다. 


*환경을 바꿔보고 싶을 때 :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사는 법」 

"우리는 종종 다른 삶을 꿈꾸며,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떠나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합니다. 하지만 항상 현실은 그렇지 않죠. 어디에나 이런 저런 사람들이 있고,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감내해야 하기도 합니다. 떠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버티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란, 마냥 즐겁지만은 않지만 분명히 감동적입니다."


*시간을 쌓아보고 싶을 때 : 「365日 」 & 「탐묘인간」

"가끔 마음이 붕 뜰 때, 일부러 가깝고 단순한 것들에 대해 오래 생각합니다. 눈을 저 멀리 두고, 높은 포부와 부푼 야망으로 달려나가는 게 최선을 다하는 삶이라고 배워온 우리에게는 '돌봄'과 '아낌', '살림'을 다시 제대로 익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차곡차곡 시간을 쌓아가며 내가 누구인지를 개켜가는 과정, 결국 간소한 결기로 남는 과정이야말로, 참 쓸모 있는 일 아닐까요?"


*한계를 넘어보고 싶을 때 : 「노 임팩트 맨」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대중교통도 전기도 이용하지 않는 삶, 그러면서도 누릴 것은 충분히 누리기. 한 남자와 그의 가족이 1년간 뉴욕에서 진행한 '노 임팩트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의 의구심을 낳았죠. 강원도 산골도 무인도도 아닌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대도시에서 그런 삶이 정말 가능했을까요? 욕망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참아내는 방향으로 한계에 도전한 저자의 번뇌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삶을 마주하고 싶을 때 :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 」 & 「키키 키린」

""내 살은 거럴 우예 다 말로 합니꺼?" 한국에서 '없이' 산 노인들의 넋두리를 귀담아 듣고 기록해 온 한 저자의 치열한 이야기가 마음을 뒤흔듭니다. 우리를 이렇게 살게 하는 이 사회는, 이 시대는 무엇일까요. 삶의 균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나요. 한편, 참 멋진 배우였던 키키 키린이 남긴 말들은 '이렇게 죽어갈 수도 있구나' 깨닫게 합니다. 나는 어떻게 죽어갈까, 라는 질문은 이상하게도 삶을 조금 더 분명하게 만듭니다."

*이 매거진에서 소개하는 책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위치한 동네 카페 '다-용도실'@da_yongdosil 내 공유 서가 '멈포드의 서재'@mumford_salon 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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