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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수 woojoosoo Jul 30. 2024

자화상

자화상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가 많이 부끄러워

말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움에 대해서는 할 말을 잃었는데

여전히 까닭 모를 짜증은 남아있어 조심하지만

짜증을 참지 못하고 글을 쓰고는 후회하며

불 속에 던져 버립니다.


사랑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만

말이 많으면 사랑이 오해될까 싶어

내 소중한 이가 오해되는 것이 싫어

알 수 있는 사람만 들을 수 있게

시를 배우고 있습니다.


가끔 나도 모르게 짜증을 참지 못 해

재채기하듯이 말을 하고는 후회하고

흥에 겨워 콧노래를 부르듯

사랑의 감탄사를 발하고는 부끄러워합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가 많이 부끄러워

말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러다가 언젠가

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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