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논 사이를 가르는 검은 강
아스팔트 위에
개구리들 사체가 널브러져 있다
가을 저녁
차가워진 피부에 온기가 필요했나보다
달리는 차들은 모른다
작은 생명들의 소박한 사정을
무사히 강을 건넌 녀석들이
명절 회합을 갖는다
한 다리를 절뚝이는 아들
눈 하나를 잃은 딸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각자 상처를 끌어안고
울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소리를 낸다
도로 끝에는 길을 채 건너지 못한 듯
창자가 터진 뱀이 누워있다
불행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게
따스한 위로다
가족이 모여 오십년 세월을 꺽꺽거리며
지나온 시간을 토해낸다
그 때 그 뱀들은 어디선가 터져 죽었으리라
그래야 했으리라 생각하며
억지 위로를 청한다
어릴 때 보았던 보름달 밝은 빛은
아직도 땅에 닿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