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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수 woojoosoo Sep 19. 2024

명절

산과 논 사이를 가르는 검은 강 

아스팔트 위에

개구리들 사체가 널브러져 있다

가을 저녁

차가워진 피부에 온기가 필요했나보다

달리는 차들은 모른다

작은 생명들의 소박한 사정을


무사히 강을 건넌 녀석들이 

명절 회합을 갖는다

한 다리를 절뚝이는 아들

눈 하나를 잃은 딸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각자 상처를 끌어안고

울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소리를 낸다


도로 끝에는 길을 채 건너지 못한 듯

창자가 터진 뱀이 누워있다

불행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게

따스한 위로다


가족이 모여 오십년 세월을 꺽꺽거리며 

지나온 시간을 토해낸다

그 때 그 뱀들은 어디선가 터져 죽었으리라

그래야 했으리라 생각하며

억지 위로를 청한다


어릴 때 보았던 보름달 밝은 빛은 

아직도 땅에 닿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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