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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 Jun 14. 2024

타자기미니에세이

누구에게나 소설 일기ㅡ책방 세레나데_ 에세이소설

해커 0년 차, 남모를 cctv에 접속됐다. 어, 어떻게 접속 끄지? 라다가, 책을 읽고 있는 듯한 사람, 몇 안돼 보이는 책장들,  정지된 화면이 재생되는 건가 하는 순간, 갑자기 휙 소리가 들리더니, 회색 비니 모자에 회회 패션의 스님이 조그맣게 보이더니 볼륨을 누가 높인 건가 할 정도로 깜짝 놀라게 목탁소리? 가 위협적으로 들렸다. 위협적인 게, 그 사람은 책을 보다가, 스님을 바라보다가, 목탁 치는 손님? 깡패? 같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내가 보는 것이 어느 가게의 cctv임을 잊고 신고할까 하는데, 책을 보던 그 사람은 살짝 일어나 조심스럽게 뭔가를 들고 가게 뒤문을 열고 사라진다. 스님은 어찌할까 궁금한데,  안 궁금하게 신고할까 싶게 30초 동안 혼자 목탁을 친다. 폭력적이다. 목탁 소리를 폭력적으로 만들 줄이야. cctv 드라마처럼 보고 있자니, 스님은 목탁을 치다가 별 걸음하지 않고, 뒤로 그대로 돌아 가게 문을 열고 나갔다. 3분 후즘 다시 가게 앞 문으로 손님이 들어온다. 아니다. 아까 책을 읽고 있다가, 스님의 목탁소리를 3초즘 보다가, 뒤로 나간 사람이다. 가게 앞 문을 잠그고, 가게 뒤쪽으로 가더니 커피를 내리고 쟁반에 받쳐 나와, 아까 그 자리말고 다른 자리에 자리를 바꿔가면서 앉는다. 뭐 하는 거지 보고 있는데, 자리마다 앉아서는 가끔 밖을 주시하다가, 노트북으로 뭔가를 한다. 저렇게 작은 커피잔에는 아마, 에스프레소 한 잔 즘이겠구나 하는데, cctv연결이 끊긴다. 노트북으로 조작한 게 cctv를 끈 것인가 하다가, 본 영상을 다시 확대해서 가게의 위치를 확인한다. 그런데, 가게의 단서는 있지만 지도 정보는 등록하지 않아, 바로 지도 웹상으로 기록은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홈페이지는 있어서, 그 주소대로 가보기로 하고 내일이나 다음날로 미룬다. 당장 가기는 그렇고 해야 할 일도 있고, 왠지 해커 0년 차의 꺼림칙함이다. 간단히, 배운 해커 기술로 내가 앞으로 뭘 할까를 고민하던 즈음, 아 고민이 먼저여야 한다는 것을 항상 잊는 자신도 고민 중이다. 고민이라는 것이 혼자 한다고 해결책이 보이거나, 계시가 내려오듯이 선명한 것이 아니어서 또 고민 중이다.  편의점에 가려고 슬리퍼를 아무렇게나 신다가, 다시 뒤돌아 양말을 챙겨 신고, 운동화 끈을 매고 회회 패션이 생각나지 않게 나름 채도 있는 옷으로 걸쳐 입고 나간다. 주소상으로 보면 다른 동네이지만, 걷기엔 그다지 멀지 않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르던지 하고 대략 그 위치까지는 그냥 걸어가다가, 다 와서는 왠지 뱅뱅 도는 느낌이라, 가게 홈페이지상 주소를 포털 지도 웹에 입력해 핸드폰이 지시하는 데에 따라, 주변 건물을 기억해 두면서 걸어간다. 아까, 한 번 돌았는데 왼쪽으로만 시선을 돌려도 보였을 텐데 하는 지점에 동그란 간판에 커피와 책이 싹이 나 있다. 외견상 언뜻 회회 패션이 출몰한 곳이 맞는 거 같은데, 주소 정보와 간단히 책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었어서 확실치 않다. 들어가 보기로 하고, 우선 한숨 돌릴 겸 근처 편의점을 먼저 가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서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하릴없이 보기로 한다.  사는 게 고민인 데, 참조할 것이 그다지 없구나 하면서 뉴스사이트를 보다가, 건강 정보, 날씨 정보를 오가다가 한 시간 후부터는 비소식이 있길래, 편의점을 나섰다. 가게 안 가게라고 적힌 가게 문을 살짝 열고, 들어간다. cctv로 시청? 한 경과, 1시간 반즘 지난 시간이다. 아까, 본 사람이 가게안가게 주인인 듯하다. 아니, 손님인 듯도 하다. 간단한 목례 즘 하고,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슬쩍 물어봐도 되겠지 하고 가게안가게를 둘러본다. 캠핑용 의자에 책이 쌓을 수 있는 데 까지 쌓아놓았는데 책의 제목은 다 보이고, 책장은 가게 전면 유리와 평행하게 책들이 빡빡하지 않게 채워졌다. 큰 화분들이 전면 유리와 가게안가게의 테이블 사이사이에 놓여있다. 화분이 나무처럼 테이블마다 있어서, 책이 취미는 아닌데, 나무 옆에 앉고 싶단 생각이 든다. 그냥 앉아도 책을 들춰볼 수 있도록 각 테이블에는 책이 아무렇게나 보이게 그러나 책 제목이 보이게 세 권씩 책이 놓여있고, 옆에는 포스트잇과, 볼펜 등 책을 읽을 때 필요한 것들이 놓여있다. 태블릿이 하나 있고 , 그 옆엔 타자기, 턴테이블이 이어폰과 함께 소독용 젤과 작은 면포가 놓여 있다. 태블릿은 혼자가는책방이라는 주요 멘트와, 책방을 이용하는 동선? 같은 것이 보이고 있다. 혼자 와서, 책방에 있는 책을 이용하고, 중고책이든 새 책이든 구매가 가능하고, 간단히 커피와 파스타류의 식사, 호밀쿠키/버터쿠키 만들기, 타자기 체험, 책으로 이야기 하는 모임 등을 안내한다. 가만히 있어도 태블릿을 보고 알 수 있고, 가장 끝자리에 있어도 육중한 디테일 뽐내는 책방메뉴판을 보고도 알 수 있다. 책방메뉴판만 읽었는데 왠지 요즘 하는 고민의 조각을 "어떻게'와 '왜'라는 물음이 없었던 걸 처음 인식했다. 물음이 없이 시작하는 무엇은 결국은 종착에 막다른 골목처럼 닥친다. 물음 없이 방향 없이 괜찮겠지 이 정도 생각?으로 해커를 시작하는 건 아닌 듯 하다. 테이블에 놓여있는 책을 한 페이지씩만 읽어보고 싶어, 태블릿으로 테이블이용 주문 결제를 하고, 책을 읽어나갔다. 아니, 페이지에서 나에게 해 주는 말을 찾았다. 세 문장 즘 찾으니 자동으로 타자기로 눈이 갔다. 어렵지 않겠지. 하고, 태블릿으로 타자기 사용 팁과 영상으로 넘어가면서 사용 결제를 하고, 타자기를 어렵지 않게 이용해 막다른 골목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물음과 방향을 주시하면서 움직이려고 찾은 세 문장을 타이핑 했다. 타이핑 후 책상 아래 있는 서랍 안에 있다는 비닐봉지로 포장을 했다. 턴테이블로 요즘 듣는 음악을 연동해서  그냥 작동만 시켜 돌리고, 음악은 핸드폰으로 연동해 조그맣게 스피커로 들었다. 스피커로 연동하면 가게안가게의 스피커와 연동해 조용히 볼륨이 올라가면서 함께 공유하는 시스템인지, 내가 듣고 있는 노래가 전체 스피커로 흘러나온다. 태블릿으로 턴테이블 사용법을 읽어보니,  턴테이블 도서 모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LP와 책이 없어도 되고, 가게안가게 주인은 LP 두 장이 전부라며 가게안가게에 맞는, 또는 관심이 가게 되어 요즘 들여놓은 아이템이라는 설명이다. 책에서 나오는 음악 소개로 음악을 조금 가끔 듣는다는 설명과, 음악이 있는 문화의 집에서 자란 사람들이 하는 악기 콜라보 영상을 보면 악기 하는 사람들은 악기와도 같은 세포를 지녔을 거 같다는 생각도 일기처럼 태블릿에 보였다. 책을 안 읽어도 태블릿으로 보다보면 왠지 책을 읽은 것 같다. 그리고 이미지로 인해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책은 삶이다, 각자의 삶이다. 함부로 논하지 말고, 조심히 보라라는 태블릿 사이사이 문구가 뭔지 알 것만 같다. 책의 치읒도 관심이 없는데, 0년 차 해커로서 어쩌다 독서를 시작하게 될 것 같다. 가게안가게는 팝업도 진행하고, 정기 회원 모임도 진행하는데 계속 오게 된다면 팝업을 진행해보고 싶다. 누구나에게 여행과 가게의 로망이 있지 않나. '0년 차 해커의 에세이' 팝업으로 cctv를 조심하라라는 모노로그 같은 팝업 같은 로망도.


154. 폭풍에 쓰러진 나무는 이끼로 덮이고 그 통나무 위에 짜인 이끼 태피스트리는 나무숲이 형성된 역학을 투영한다. 나무를 넘어뜨리는 강한 바람에 날아간 사시나무 씨는 새로운 숲을 만든다.



226. 고사리와 습지머틀myrica gale이 피어 있는 길을 따라가니 낡은 정원 의자들이 나왔다. 의자는 정말 오래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매우 놀랍게도 바위마다 그곳에 딱 맞는 종의 이끼 카펫이 아름답고 풍성하게 덮여 있었다.


책, 이끼와 함께



타자기미니에세이'는 과거 현재 미래에 그, 이, 저 '책방에 대한 세레나데'로 '에세이소설', '소설일기' 즘으로 지난 기억과  지금과 미래의 계획과 상상을 어떤 정서나 어느 인물 어떤 상황속에서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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