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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거기서 그렇게 헤맬 줄 몰랐습니다

다만, 순수하게만은 아니었다고 고백은 해야겠지요, 스스로에게만

by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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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우는 물질로 이루어진 물체가 울기를 멈추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없다. 그만한 이유가 없어서 이만한 이유로 울지 않는가. 이만한 이유는 그만한 이유의 큰 바위로 인해 이만한 이유는 이만해지다가 이유를 버렸다. 울기를 포기하고, 포기를 포기하고 의식적으로 무의식을 찾아 의식한다. 저 세대의 그 세대의 그 사람의 이 사람의 이 상황을 저 상황을 케미스트리를 시너지를 업인지 다운인지 무용인지 소용인지 홀로인 시점에서 조용히 침잠하는 층과 낱낱의 먼지들을 본다. 그럼으로써, 무의식을 볼 수 있는 데까지 의식을 쓰고자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때로 음악과 책으로 심상을 움직여 울어도 된다고 긍정하며, 잠깐 울어본다. 이 책과 저 책을 읽은 기억과 기록을 오가며 그때의 나와 이때의 나와 너와 너를 상황을 시대를 멀리서 보면 알게 된다. 모든 인생 일회차라는 것을...., @writing_cafe___



같은 단어에서 여러 의미를 읽어 내고 나면 우선은 쓸쓸하다. 각자의 의미 안에 갇힌 개인이 쓸쓸하지 않을 도리는 없다. 하지만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타인에게 결례를 범하지 않는 전제 조건일 것이다.


책, 타인을 듣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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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에 능통한 분들은, 한 가지 언어를 집중해서 공부하고, 어느 정도 실력을 쌓은 후에 다른 언어에 도전해 보라는 조언을 해주신다. 아마도 맞는 말씀인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외국어 실력이 늘 거기서 거기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기초 독일어를 들어볼까, 초급 일본어를 들어볼까 하는 외국어 방랑자의 마음은 쉽게 정박하기 어렵다. 여기가 아니라면 어디라도의 마음이 어쩌면 가장 간절한 시간, 출근길마다 나는 기초 외국어를 듣는다. 37 이소라의 노래를 좋아한다. 특히 6집 <<눈썹달>>을 애정한다. 그중에서도 <바람이 분다>는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면 연례 행사처럼 반복해서 듣곤 한다.....오래전에 이자람이 불렀던 <Belle>이라는 노래도 이따금 찾아 듣는다. 처음 듣자마자 이 노래의 정서가 프랑스 같다고 느꼈다 ( 제목부터 그렇다). 가사 중 "그대가 너무나 아파요"라는 구절이 단박에 롤랑 바르트의 책에서 나왔을 것이라 추측했다. 바르트는 <사랑의 단상>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의 유명한 단락이 바로,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J'ai mal à l'autre" 인데, 우리말로 번역했을 때 그냥 비문이 돼버리는 이 문장이, 프랑스어로는 너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140 실제로, 그렇게 몇 개월이나마 배웠던 중국어 덕분에 짧게나마 정말 뭉클했던 순간이 있었다..... 237분 내내 들려오던 '샤오쓰'가 '넷째'라는 뜻임을 나는 그제야 알았다.....'작을 소'와 '넉 사'는 옛날에도 알았지만, 중국어를 그나마 몰랐다면, 영영 그 구겨진 메모에 적혀 있던 슬픔을 읽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삐뚤빼뚤 두 글자에서 불가항력으로 떠내려가는 개인의, 일가의 비극을, 돌이킬 수 없는 대만의 디아스포라를, 슬픔의 아시아를 읽었다고, 감히 말해본다. 두 글자가 샤오쓰라는 걸 모르고 봤어도 위대한 걸작이지만, 알고 보는 게 당연히 훨씬 더 좋은 법이니까.


책, 아무튼 외국어




심리학 학설 사상 중요한 논점을 제시한 책, 심리학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저서들을 추려냈다. 심리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을 위한 두껍고 전문적인 저서보다. 중요한 심리학자가 남긴 읽기 쉬운 책과 논문집을 우선했다. 이 책을 집필할 때는 저자인 심리학자들을 서로 연관시켜 설명하고자 했으며, 또한 각 저자들의 연구 배경을 알 수 있도록 심리학사적으로 서술했다. 때문에 독자들은 위대한 심리학자 서른 명의 저서 30권을 훑어보며, 고전부터 최신 이론까지 심리학의 전개도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기준대로면 수백 권의 책을 소개해야 하므로 또 한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즉, 현대심리학 구조를 기준으로 그에 부합하는 심리학자들을 선정했다. 현대 심리학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생물학적 인간에 초점을 맞춘 심리학

2. 발달 성장하는 존재로서 인간을 다루는 심리학

3.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을 설명하는 심리학


.....즉, 심리학에는 인지행동, 발달, 사회라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책, 세계 심리학 필독서 30



타인을 듣는 시간은 존버거의 책 번역자로 알게 됐고, 세계 심리학 필독서 30은 종종 통 시간이 남으면 틈이 남으면 보는 윌라 전자책으로 읽는 책 중의 하나로 심리학 도서를 개괄해줄 수 있을 듯하며, 아무튼 외국어는 아무튼 더 틈이 잠시 날 때 의식적으로 외국어를 유튜브로 풍월을 들은 자로서 공부하며 다른 언어를 유랑하는 기쁨이 있는 자로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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