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단지살롱 Jun 20. 2024

휠체어

몸이 된다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휠체어를 빌려서 나 혼자 끙끙대며  익숙하지 않은 무거움을 무릎 쓰고 자동차에 실을 때, 요양병원에서 휠체어에 앉은 아빠를  면회 했을 때 휠체어는 지금처럼 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굉장히 무겁고, 물론 존재했다. 하지만, 시설 안에서의 삶을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휠체어는 그냥 저릿한 무엇이었다.


그런데, 요양원과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요양보호사 실습을 각각 1주간 하루 점심시간 제외 8시간을 하면서 휠체어는 물론 바퀴 달린 각종 전동차에서부터 의료복지기구의 바퀴 달린 것까지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것들에 쓰임에 대해 감탄의 기억이 몸 깊숙이 남았다.


실습을 하면서도 요양보호사 실습생 사이에서 각자 비슷하게 느낀 것이 있었다. 아, 모든 국민은 태어나서 60세 이전이나 아니면, 학교 다닐 때 요양보호교육을 받아서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 실습을 동일하게 2주를 받는 편이 삶과 신체의 움직임과 죽음에 있어 잠시의 생각을 넘어 나 자신의 삶과 연결된 모든 삶을 생각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요양원에서 누워 계시는 어르신들, 휠체어를 타고 이동가능하신 어르신들, 걸어 다니시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휠체어를 타는 어르신은 휠체어를 타고 손바닥에 조금 무엇이 묻어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시어 요양원 해당층에서 복도를 다니시고, 마주치는 실습생과 직원분들과 대화를 하시고, 화투도 치시고,  점심시간에는 개인 방이 아닌 거실 공간의 큰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하시기도 하신다.  오후 2시면 흘러나오는 음악과 화면으로 국민체조도 3번 반복하신다. 대화를 못 하셔도 계속 졸으셔도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직원 분들이 마주치고 멈추어 눈높이로 이야기도 하신다.


휠체어의 움직임은 정확히 효율적이다. 휠체어를 움직이는 어르신의 움직임은 네모난 문을 들어올 때 나갈 때, 복도 문인지 방의 문인지에 따라 정확하게 마치 1~2미리의 오차로 기민하다. 안절부절못하는 실습생의 손이나 염려 따위 미소로 날리시고 비켜봐 하시는 듯이 움직이신다.


휠체어가 좀 더 기능이 좋다면 어떨까 하다가, 이 정도에서 어르신의 움직임을 요구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가, 분리되고 뺄 수 있는 부분이 날카롭거나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은 다른 소재로 대체가 되면 좋겠다 싶었다.


그 뒤로는 동네에 전동차를 타고 바깥을 다니시는 봤던, 그러나 새롭게 보이는 어르신 분들이 햇볕을 보고 다니시니 좋다는 생각이 몸 깊숙하게 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 어린이, 노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