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마음은 그러한 마음을 품게 되어 기억하기로 한 사람
책, 개선문을 읽다가 '한밤중에 마실 와인을 준비해두는'사람을 보다. 한밤중에 익명의 불특정한 누구를 위해 와인을 준비해 두는 마음이란 무엇이며, 그 마음에 준하는 경험을 하고 나서 와인을 준비해 두는 사람을 알고 싶고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마음을 주는 것이 책의 한 줄이다. 논픽션 한 권, 고전 한 권, 동화책 한 권씩을 도서관에 가면 빌린다. 더 이상 빌려서는 결국 한 권의 완독 도서즘이 나오면서, 이 책 저 책 방황하다가 노안이 와서 눈의 시력도 예전보다 많이 약해져서 꼭 필요한 글줄에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으니 생각해 보자 해서 고전 1, 동화책 1, 논픽션 1로 마음을 정해서 빌린 지 두 번째다. 이 것 저것 빌리다가는 무겁고 연체되고 책 속에서 방황하며 저하된 시력의 눈은 휴대폰을 찾기 쉽다. 독서도 제 맛과 독서의 관성이 붙어야지 이 책 한 권에서 뭔가 끝까지 읽고 싶다도 생긴다. 또한, 책 내용과 검증된 기간이 길수록 한정된 에너지로 읽어볼 만하지 않겠는가 싶다. 이런저런 에세이를 많이 읽고, 현대소설 또한 손에 잡히고 페이지가 끌리면 읽고 싶어 대출했으나, 이젠 그렇게 해보면 어떤 독서 형태로 이어지는지, 또한 계속 읽고자 하는 고전과 어떤 주제의 논픽션과 지향하는 어떤 부분의 동화를 놓치게 됨을 알게 된 후부터는 도서 대출도 이렇게 자제하고 실행한다.
그리하여, 개선문은 90페이지를 달리면서 동화책과 논픽션 한 권을 돌아가며 교차독서한다.
그러면 고전의 여러 인물과 동화책의 여러 아이와, 논픽션의 저자와 경험 등과 포개지다가 반하다가 접점의 대화가 이루어진다.
어느 도시에 가면, 공원을 가면 무언가 잘 간 느낌이다. 그래서, 알게 되는 아는 공원을 기록한다. 누군가 블로그나 어떤 내용을 소개하며 로컬맛집처럼 로컬공원을 공유하길 바란다. 공원이라고 딱 써있지 않아도 걸을 만한 곳을 소개하길 바란다. 그런 차원으로 청주에서 만약 문화제조창과 동부창고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찾는다면 걸을만한 곳이 여기다.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통해 동부창고 쪽으로 가려고 하면 이 공간이 나온다. 걷기에 풍경이 괜찮다. 뱅뱅 돌면 몇 십 분은 걸을 수 있다.
얼마 전엔 충주시에 갔다가 ㅇㅇ 시 가볼 만한 곳을 넘어 ㅇㅇ시의 공원을 검색해서 그러한 공원에 가 산책을 트래킹 비슷하게 했다. 가끔은 다른 동네에 드라이브를 가서 타 동네 걷기를 하다가 괜찮은 골목 경로를 발견하기도 하고 산지형 공원을 봐두고 누구랑 나중에 함께 가보기도 한다.
어떤 유명하다는 곳을 넘어, 그 도시의 주택가나 작고 큰 공원을 걷고 앉아서 보면 일상과 비일상의 흐뭇한 그물이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느낌이다.
따라서, '한밤중에 마실 와인을 준비해두는 사람'에 빗대어 '크고 작은 공원을 알려주는 사람'이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