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와 말줄임표
187쪽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대단한 것들을 배우셨지마는, 저는......저는 그러지 않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엄연히 말하면 반칙이었다. 질문과 답이 탁구공처럼 핑퐁핑퐁거리는 식탁 위에서 그녀는 전혀 다른 속도와 언어로 게임에서 가장 원하지 않는 서브를 던진 것이었다.
186
아니요, 저는...... 그녀의 목소리는 허공에 퍼졌지만, 재빨리 내 머릿속에서 문자화되어버렸다. 단어와 단어 사이에 쉼표와 말줄임표가 너무 많아서였다. 책,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혼자만 있고 싶잖아요. 넌지시 누구를 생각도 하고요. 책도 읽다 노룩패스로 커피마시며 나에게ㅡ너에게ㅡ누구들에게ㅡ빈공간을 마련해보고 싶고요. 노트북 앞에서 글자도 타닥거리고 싶잖아요. 누가 툭 박스채 쟁여놓은 책으로 그냥 아무생각 없이 페이지를 스킵하고 싶고요. 그러다가 카페지기의 고전 모음 책장에서 툭 하나씩 골라 고전 한 권씩 독파하며 나를 너를 관계를 독파하고요. 잠시, 나를 놓아두기요.
LETITBE
https://www.instagram.com/reel/DKlYTGEyZjx/?igsh=MzN5MWY5NG9yOTg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