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라 헨리
420
나는 그저 '인생이 이렇게 힘든 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뿐이에요.'
밀리의서재 쪽수 26
저녁은 비교적 일찌감치 5시에 먹습니다. 그래야 다음 날 아침이 쾌적합니다. 잘 시간에 가까운 때에 밥을 먹으면 다음 날 아침에 속이 부대껴서 힘듭니다. 불쾌한 시간은 인생에서 1초라도 줄이는 것이 좋겠죠.
26
저는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책보다는 독이 되지도 약이 되지도 않는 쓸데없는 책만 좋아하는 까닭에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만..
26
아무리 생각해도 책만큼 돈이 들지 않고, 심지어 사회가 존중해주는 오락거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45
요철이나 경사 등 발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자극도 즐겁고, 눈에 들어오는 정보의 질과 양이 세세하면서도 많습니다. 걷다가 무언가를 발견하면 몇 번이고 발을 멈추고 메모하거나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걷기가 잘 맞는 사람 같습니다.
46
저는 중증 신체장애인 개호 아르바이트를 일주일에 이틀 정도 해서 한 달에 7~8만 엔의 고정 수입이 있었습니다.
52
얼마를 벌고 얼마를 절약하느냐보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 돈만 쳐다보다가는 인생의 본질을 잃게 됩니다.
62
내가 실감하는 감정에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말할 권리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누가 더 힘든지 따지는 일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다만 '힘들다'고 느꼈던 감정은 그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반드시 도움을 줍니다. 그러니 힘든 상황에서 벗어날 때까지 그 느낌을 절대 잃지 말고 간직하세요.
나만의 실감을 '사회의 당연함'에 내주어서는 안 됩니다.
62
하지만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반드시 옳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두가 당연하게 소화하는 일이라도 내가 힘들다고 느낀다면 힘든 겁니다.
71
목표 따위는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 필요하다면 상황이 안정되어 천천히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된 다음 목표를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요?
71
목표가 없다고 행동하지 말라는 규칙은 없습니다.
지금 그곳에 있기가 너무나 힘들다면 벗어나기 위한 훌륭한 목표나 이유를 만들기보다 힘든 정도를 낮추는 게 먼저입니다.
73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꿈이나 목표를 가진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잘 포착하게 됩니다. 목표지점을 설정하지 않은 만큼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갈 수 있고, 생각직도 못한 길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73
지켜야 할 기한이나 달성해야 할 목표가 없을 때 훨씬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82
모든 면을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조금씩 시간을 들여서 없어도 살 수 있는지 확인합시다.
82
이쯤 되면 주변에 저를 잘 이해해주는 친구밖에 남지 않습니다. 가끔 아르바이트를 부탁받으면 임시 수입이 생겼고, 개호 일로 들어오는 고정수입 7~8만 엔과 합치니 무난히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의식주 등 생활 면에서도 은거 생활을 터득하고, 처음으로 내가 '은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교회로 이사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84
남들과 같이 가는 거라면 몰라도 저 혼자 가는 건데, 다른 사람을 설득할 필요가 있을까요?
만일 제가 도쿄에 갈 때도, 은거할 때도,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일을 설명하고 이해를 바랐다면 은거 생활까지 좀 더 시간이 걸렸거나, 최악의 경우는 은거 생활을 포기했을 겁니다. 주변을 무시하기 정말 잘했죠.
86
부모님은 제가 도쿄로 간다고 선언했을 때도 반대하셨고, 지금도 고향에 방문할 때마다 '언제까지 놀 거냐'며 저를 타이르십니다. 도쿄 생활의 성과로 제 책을 드렸지만, 우리 집에는 책을 읽는 문화가 없습니다. 본가 한구석에는 지금도 제 책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죠. '우리 아들이 책을 쓴다'는 의미가 와 닿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부모님이 공감해주는 은거생활이란 평생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100
저는 은거 생활 초기에 '어떤 상태라면 만족할 수 있을지'최소한의 조건을 확인한 덕분에 쓸데없는 불안감과 망설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교회 주택으로 이사해서 조금이나마 마음 편하게 생활한 덕분이었습니다.
114
예측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을 줄일 수 있습니다.
116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누가 칭찬해주지도 않지만 욕하지도 않죠.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저의 '실감'에 따라 더 좋은 생활을 쉽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은거 생활을 한 것이 아니므로 책이 나오든 나오지 않든 생활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겁니다.
사회나 타인의 인정을 바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117
아마도 점점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잃지 않을까요. 세상의 기준 없이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판단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일단 사회나 타인의 인정이 난무하는 장소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SNS가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있어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SNS를 하느냐 마느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라이프 스타일의 근간은 그 무엇도 아닌 '자기 자신의 좋아요'에 의해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126
감칠맛 같은 만족감
126
내 안에 자리한 가난에 대한 열등감을 돌아봅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작은 평화와 만족감이 남을 뿐이죠.
128
행동과 사고방식은 시대와 사회의 다수파에 최적화되어 있지요. 내 삶이 다수파와 같으면 편하겠지만,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는 저에겐 해당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당연하게 여기는 생활 스타일'은 경제적으로 맞지 않더군요. 결국 저의 필요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128
비슷한 사례나 롤 모델이 없었기에 행동할 때마다 저의 가치관과 맞는지 비교해야 했습니다. 이게 참 귀찮은 일이더군요. 결국 그 귀찮음을 해소하기 위해 하나둘씩 루틴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130
일상의 번잡한 일을 해결하다 보니 어떠한 돌발 상황에 처해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140 나만의 이상적인 루틴을 완성하고 나면 매번 고민하지 않아도 나에게 맞는 것을 쉽사리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일반적인 평가를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고 반드시 스스로 확인하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141..그렇다고 해서 루틴을 내버려둬도 되나? 그건 또 아닙니다. 사람의 감정과 환경은 늘 변화해서 낡은 루틴으로는 대처하기 힘든 일이 생깁니다. 정기적으로 루틴을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162...어느 날 문득 찾아오는 힌트나 아이디어는 마음만 먹으면 친구와의 대화, TV, 라디오, 버스나 지하철에 걸린 광고,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으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독서입니다. 163......다른 사람의 삶을 배우기 위해서는 나와 정반대의 삶을 사는 사람의 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됩니다. 164..나와 전혀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는 내가 알지 못했던 발상이나 깨닫지 못했던 지혜가 가득합니다.
173
내 삶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기
어떤 삶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이 옳은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은 본질이 아닌 듯합니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 생각해보면, 저는 적어도 옳음을 위해 살지는 않습니다.
'옳다'는 말 자체는 짧고 쉽지만, 언제 어디서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내용은 크게 달라집니다.
여러분에게 옳은 것과 전체에 옳은 것이 반드시 일치할 수 없는 법이고....지금의 나와 30년 후의 내가 옳다고 느끼는 기준도 분명 다를 테고요.
.
.
385
사회에 뭔가를 저장해두는 행위죠. 393....소셜 캐피털이나 돈 이외의 것을 저축하고 있는데 그건 깡그리 무시당하죠. ......그런 사람들은 소셜 캐피털로 보자면 오히려 부유층인데. 빈곤하다는 게 대체 뭐죠?
420
나는 그저 '인생이 이렇게 힘든 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