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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걷기 공복 걷기

2km, 30여분

by 홍선



걷다 뛰다 보다.


누군가의 몇 모금 샷으로 마셔버린 듯한 딸기 우유갑이 데크 위 난간에 버젓이 버려진 걸 보다.


엽서 한 장처럼 장면이 시선을 끈다.



제주에서 비슷한 다른 장면이 생각난다.


정방폭포를 돌아 나오는 길, 동백이 떨어져 선물처럼 있고 무심한 나뭇가지 뒤로 보이던 바다 장면과 거기 놓인 벤치 말이다.


주차장은 한산했고 어떤 아이는 엄마의 제지를 받으며 어떤 말인가를 하고 있고 누구도 시끄럽지 않은 시끄러울 수 없는 관광 시간을 비껴간 이른 오전 전 아침 시간 말이다.


그리고는 초심이 변한 그 카페를 갔다가 귤 박물관의 휴관일에 가 휴관인지 몰랐으니 그 길들을 산책하고 나오는 길, 길가에 심은 귤나무에 손을 뻗어 누가 보나 조심하듯 안 하듯 웃어가며 제주시의 귤을 따가는 심보를 보는 장면도 있었다.


보는 눈이 있든 없든, 그 난간 위 딸기 우유갑은 가져가길 바라고 그 제주시의 가로수 귤나무의 귤은 가져가지 말길 바란다.


짧게 걸어서 좀 뛰어본 7시 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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