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때때로 바람이 스치는 소리는 이어폰이 꽂히지 않은 곳으로 들린다.
매일 보는 나무, 계절감이 드러나게 요즘 가을색이 묻어나 사진으로 보면서 새삼 같은 나무에서라 더 가을이다.
흰 줄 이어폰으로 팟캐스트처럼 유튜브를 한쪽으로 들으며 낮아진 곤충 소리와 물소리, 옅은 때때로 바람이 스치는 소리는 이어폰이 꽂히지 않은 곳으로 들린다.
앉아서라면 듣지 않았을 이야기들을 아침 운동 시에는 들어본다. 조금 다른 스타일의 다른 사람의 다른 관점을 지향하는 이야기들. 취사선택하며 이야기를 생각한다.
사람마다 에너지가 다르므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맞추어 살아가니까. 들어는 본다. 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에너지 파장과 그럴 수 없는 파형이 있어 아 그럴 수 있지로 파고를 잠재워 겹침 없도록 알맞은 파도를 소리 없이 찾아 탄다.
매일 보는 그 고양이, 조금 보려니 야옹야옹하며 가라는 건가 손에 먹을 것도 없냐 화내는 건가 가라는 거야 어 알았어 갈게 하고 갈 길 간다.
아침 45분여, 3km를 걷는 사이 잠시 1분 미만 돌벤치에 앉아 손을 맞잡아 뒤집으며 팔을 천천히 올렸는데 비둘기가 날아오더니 팔 위로 지나가 어 내 팔 사이로 지나갈 뻔한 건가 하며 잠시 멈추다 7시 알람을 카카오톡으로 요청해 놓은 막내를 깨워달라 집에 전화를 하고 다시 마저 걸음수를 채운다.
나날이 달라지는 나무를 보며 걸어가면서 아직 땀이 나는 9월 15일 아침이구나 생각하며 갈 길로 가려는데 아무 멈칫스러운 멈춤이 없는 거침이 없을 무리들 중 하나의 스침이 있어 열 발자국 지나 팔 양쪽을 털어버리고 오르막을 오른다.
그 고양이는 누군가 매일 담아다 주는 1/3 즘에서 자른 투명 페트병 물을 옆에 두고 풀 위에 삼림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