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소설 일기 ㅡ책방 세레나데_ 에세이소설
지나만가다가 지나만가다가 나같은 머리의 할망구 사진이 덕지 덕지 왠지 소중하게 붙은 사진이 힐끗 보여서, 당당하게 당당히 앞에 가서 한참 본다. 들어오란 말 같다. 그동안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들어가봐도 되겠다.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가게 앞에서 들여다보니 고양이가 세 마리가 군데군데 자리잡고 자거나 그루밍을 하거나 꾹꾹이를 하고 있다. 가게 앞 테이블 이벤트로 오늘은 브로콜리 데이라나, 브로콜리 파마, 브로콜리 디저트, 브로콜리 파스타를 환영합니다 라는 글이 꽂이에 적혀 있다. 타자기는 매일 보이던 세 대가 아니라 한 대만 구석에 있고, 농산물 시장의 이벤트 테이블모양새를 내고 있다. 강낭콩부터 가지까지 텃밭에 나온 채소를 바구니에 담아서 금액을 적어놓고 이렇게 키웠어요 하는 모습으로 놓여 있다. 못보던 메뉴판이 무서운 키오스크 기계와 태블릿 기계 앞에 기계치들의 방어막처럼 육중한 옛날 디자인으로 인사한다. 메뉴판을 열어보니, 브로콜리 데이로 기념하는 문구와 메뉴에는 크로아상 커피 우유와 파스타 커피 오렌지쥬스 과일 등이 팝업 메뉴로 등장한다고 써져 있고 괜찮으면 입구에서 계좌이체 결제나 가게안으로 들어와 현금 결제를 간단한 키오스크 결제 방법에 곁들여 하라고 써져 있었다. 계좌이체 정도는 할 수 있어 계좌이체로 파스타를 먹고 싶지만 꾹 참으려다 파스타와 오렌지 쥬스와 커피를 주문해서 양이 적은 메뉴로 9800원을 결제한 후 가게를 잠시 보다가 문을 연다. 문을 열자, 자던 고양이는 일어나고 놀던 고양이는 저만치 멀리 가 눕는다. 세모 모양으로 보이는 공기 소파가 세 개 보이고, 한 사람이 빈 접시에 남은 커피를 놓고 책테이블로 세팅된 책에 제목을 보는 듯 했고, 한 사람은 양탄자 위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크로아상을 베어물라는 찰나이고, 남은 아늑한 소파 두 군데 중에 앉기에는 파스타를 먹을 때 불편해 보여 가만히 공간을 둘러보다가 오픈 키친에 테이블이 바로 길게 이어져 3면을 감싸고 있어 바테이블 500원할인 문구가 꽂이에 보여 파스타를 편히 먹으려고 앉았다. 5분 후 즘 파스타가 하얀 바테이블보 위에 검은 색 쟁반에 하얀색 접시에 브로콜리 익혀 동그랗게 둘러진 가운데 오일 파스타가 올려졌고, 착즙한 오렌지 쥬스는 시판 오렌지 쥬스와 농도가 맞고, 커피는 데울 수 있는 usb충전 받침대위에 올려져 있어 조바심 내지 않고 식후 들고 나가 마실 수 있겠다 싶다. 파스타를 천천히 먹고 오렌지 쥬스를 싹 비우자 커피와 다른 공간에 가본다. 따듯함을 유지한 커피가 의지를 발동해 책 좋아하는 호기심으로 군데군데 놓인 책의 제목을 보다가, 타자기와 책이 함께 놓여진 책테이블과 타자기 테이블 사이 좌식 의자에 앉는다. 좌식의자는 하얀 면보로 리본이 묶여 있고 방석이 놓여있다. 고양이가 앉았다가는 듯 보풀이 일어나있다. 평소라면 앉지 않을텐데 책과 타자기 테이블로 충분히 고양이가 앉았던 데 앉아도 된다라는 생각을 하고 앉아 보니 쿠션이 전기로 충전식이라 커피 데우듯이 내가 데워진다. 태블릿테이블에 보니 육중한 메뉴판이 함께 다정하게 있어 메뉴판을 열어보니 타자기 메뉴판이다. 타자기 사용 한 시간에 3천원과 사용 설명서가 다정하게 쉬운 문구 세 개가 있었다. 읽어보니 받침이 없는, 받침이 있는 문구로 대중적으로 따듯하게 다가갈 문구로 따뜻한 마음 따뜻한 말은 전해진다 시공간을 초월해서를 고르고, 타자기 설명서를 읽고 타자기에 세팅된 종이에 우선 연습을 했다. 아, 연습을 몇 자 하다가 타자기 체험비를 태블릿으로 해 보라는 설명대로 계좌이체를 4,100원을 하고, 다시 좌정하고 앉아 타자기 설명서를 다시 스캔했다. 그리고 10분만에 완전하게 타이핑해서 같은 문구를 만들었다.
23커트니의 문장들은 서정적으로 울렸다. 온갖 인위적인 것이나 부자연스러운 것과는 거리가 먼, 은근하고 느긋한 정확성에 그 시적 매력이 있었다.
책, 언어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