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4, 도전 4일째
나는 슬로스타터임이 분명하다.
타이머의 시작과 함께 바로 출발하는 달리기는 반감이 든다.
그런 면에서 가민시계의 10분의 웜업 알림은
달리기에 대한 반감에 대해 완충역할을 해준다.
달리는 세계와 달리지 않는 세계,
대기권 안쪽과 바깥,
보이지 않지만 확연히 나뉜 두 세계의 경계를
반감 없이 자연스럽게 넘어서게 해주는 것이다.
물론 10분을 넘더라도 달릴 필요는 없다.
나에게 강제하는 달리기는 없다.
걷고 싶은 만큼 걷는다.
뛰고 싶을 때 뛴다.
다만 매일 8km만 채우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달 내가 하는 '나만의 달리기'다.
달리기는 나에게는 지루한 운동이다.
달리는 내내 힘들고 내내 지겹다. 즐거움이란 것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재미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데, 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겠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를 내내 싫어하고, 왜 달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선은 달리기 시작했고,
4일이 지났다.
남은 시간은 94일.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