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힘들드래요?

강원도에서 살아보셨드래요?

by 김욱곤
다운로드.jpg (이미지출처:경인일보) 늘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확실히 내가 태어난 곳, 그리고 어머니의 음식솜씨에 따라 평생의 입맛이 결정된다는 말은 진리인 듯합니다. 그래서 어릴 적 아기에게 이유식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고루고루 잘 먹느냐, 아니면 편식하느냐의 여부가 대략 결정된다고 합니다. 자라면서 엄마의 음식솜씨도 정말 중요합니다. 맛있냐 맛없냐를 떠나 싱겁고 짠 정도만 가지고도 그 아이의 평생 식습관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다행히 저는 편식하지는 않습니다. 내 의지로 안 먹는 음식은 있어도 이건 안 돼! 하는 음식은 없습니다. 또한 맛도 그래서 매운 음식을 안 먹는 거 이외에는 어지간하면 다 먹습니다. 물론 조금 입맛이 짠 경향은 있다고는 해요. 이는 고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조금 싱겁다 싶으면 소금이나 간장, 젓갈류로 손이 가기는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직장을 옮겨 다니면서 해당 지역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불편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 음식이 달라봤자 거기서 거기라 더욱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냥 간이 안 맞는다, 간이 좀 세다, 이 정도일 뿐 특정 양념 때문에 내내 애먹지는 않습니다. 일부 홍어 삭힌 거라든지 그런 종류도 잘 먹을 정도이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듯합니다.




그런 맥락입니다만 강원도 강릉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현지 음식 중 당황과 멋짐을 동시에 느낀 음식이 바로 막국수와 초당순두부였습니다. 사실 강원도 음식은 맛이 강하지 않습니다. 재료 또한 쌀이 많이 나는 남쪽 지방과는 시작부터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박함과 은근히 당기는 맛이 있어서 오랜 시간 다른 지방에 살다 온 저 같은 사람에게는 사실 놀라움과 신기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기에 양념을 엄청 많이 넣어 양념 맛으로 먹는 다른 지방의 음식과는 사뭇 다릅니다. 초당순두부는 아시다시피 간수를 바닷물로 합니다. 게다가 아무 양념도 필요하지 않고 익히 아는 매운맛도 아닌, 그저 간장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것은 우리 인생도 양념 맛만 두드러지면 안 되겠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양념이라는 것이 없어서는 안 되지만 내 본연의 모습을 완전히 가려버리는 양념이냐? 아니면 시너지를 일으키느냐? 그 차이일 것입니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양념을 만드는 인생인가, 아니면 양념 맛으로만 사는 인생인가?라는 점입니다. 더 나아가 이것이 양념인지 본질인지 인지(認知)하기도 어렵다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는 동안 자꾸 배우고 습득해야 하나 봅니다. 그러나 내 안에 지혜가 부족하고 마음의 공간이 없다면 이마저도 헛된 노력일 뿐입니다.




신앙생활도 그렇습니다. 그냥 시계추처럼 생활하는 거야 무엇이 어렵겠습니까? 하지만 기왕 꾸리는 내 삶과 신앙이 같은 값이면 올바름으로 향하면 더 좋지!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살아 내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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