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so difficult to sound.

by 김욱곤
다운로드.jpg (이미지출처:대박스카이차사다리차크레인연합) 저는 70 세손이 되는군요.


제 이름은 항렬자인 곤(坤)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름이 조금은 특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사촌 형님들도 마찬가지여서 기껏해야 가운데 이름자만 모두 다를 뿐입니다. 반면에 제 여동생들은 항렬자와 무관하게 돌림자를 맞추었기 때문에 다행스럽게 제 이름처럼 발음이 세거나 촌스럽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이름에 대한 만족감이 거의 없습니다. 일단은 발음이 너무 세다 보니 끝으로 갈수록 발음이 강해집니다. 게다가 가운데 이름자인 욱(旭)은 뜻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어릴 적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가장 많은 놀림은 ‘욱’하는 성질이 있다, 구토하는 흉내를 내며 ‘욱’하는 모습은 이제 새로운 행동은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일일이 화를 낼 수도 없는 일이고 웃자고 하는 일임을 알지만, 당사자인 나는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짜증 나는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욱일기에서의 욱 자도 제가 쓰는 욱(旭) 자와 같은 욱일기(旭日旗)입니다.


가끔 아버지께 내 이름은 왜 이리 발음도 어렵고 세냐고 하소연도 해 보았지만 ‘네 이름이 얼마나 좋은 뜻인데 그러느냐?’ 하시며 더 언짢아하시기 때문에 더 이상 말도 꺼내지 못합니다. 학교 다닐 때는 물론이고 명찰이나 직접 이름을 보지 않고는 듣는 것만으로, 단번에 내 이름을 알아듣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 고객센터라든지 전화라든지 관공서의 데스크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런 정보 없는데요? 이런 반문은 반드시 따라오는 것이요, 그 뒤에는 꼭 엉뚱한 이름으로 입력되어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별로 연관은 없어 보이는데 초등학교 국사 시간이 되어 구한말 갑신정변 항목이 되면 저는 아이들의 관심을 한 번 더 받습니다. 도대체 김옥균과 김욱곤의 관련은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60여 명의 아이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보는 그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거든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 억지로 갖다 맞추려 해도 그것이 가당키나 해? 싶어서 늘 의문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제 아들에게는 항렬자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통해 받은 아들의 이름을 보며 얼마나 안도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큰집 조카는 여전히 항렬자를 씁니다. 큰아버지께서 그리하셨으니 큰집 형님도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내 다음 대의 항렬자는 종(鍾) 자입니다.


최근에는 항렬자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고들 합니다. 종손이라든지, 아니면 유학을 잘 따르는 집안이라면 모를까, 정성스럽게 또는 반드시 항렬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많이 줄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일부 성씨에서는 이름을 외자로 작명하는 경우가 있어서 항렬자를 사용하거나 외자로 하는 경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글자는 오로지 하나입니다.



한자(漢字)라는 문자가 뜻을 함축하는 글자이다 보니 선택할 때마다 수많은 뜻과 발음 사이에서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사이 젊은 친구들을 보면 예쁜 한글 이름도 참 많습니다. 제가 아는 이름만 해도 솔, 봄, 솜 등등 곱고 포근한 이름입니다. 참 고무적인 일입니다.


내 이름은 어차피 남을 위한 배려이자 내 정체성이기에 남에게도 듣기 좋아야 하고 나에게도 만족감이 들어야 한다는 명제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부터는 중간중간, 개명해 볼까, 아니면 선조들처럼 호(號)라도 만들어 볼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개명 후에 호적까지 등재하려면 보통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니 사회생활용으로 제2의 이름을 하나 더 만들까?라는 생각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 그런 시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바꿔본다 한들 60년 동안 불렸던 이름이 공중 분해될 일도 아닐 터, 괜히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혼란만 가중(加重)시킬 일입니다. 내가 김 아무개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늘 그렇게 나를 김욱곤으로 알 것입니다. 그냥 내 이름을 바꾸기보다, 내 안의 나를 늘 바꾸며 살 일입니다.



개명(改名)하면 하나님께서 나는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시면 어쩌죠? 괜히 그런 걱정까지 왔습니다. 이래서 개명은 안 하려 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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