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서 소름이 돋습니다.
출퇴근길은 물론 휴일에 길을 가다 보면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고양이와 여유 있게 산책하지는 않을 테니 반려묘를 키우는 분까지 합하면 그 인구는 예상외로 큰 무리일 것입니다. 어릴 적 마당에서 되는대로 키우던 시절의 관념대로 이야기하다가는 자칫 큰코다치기 십상입니다. 견종(犬種)도 참 다양합니다. 공동주택에서 키우기 쉬워서 그런지 소형견이 대다수이고 그다음은 중형견 정도이며 어쩌다 대형견이 보이면 그 관심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저 어릴 적에는 독일 품종인 셰퍼드가 참 많았습니다. 특히 마당이 있는 집에서는 셰퍼드 한 마리쯤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일단 외모가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군견 정도로만 남아있고 어릴 적 그 인기는 다른 견종으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강아지는 아마도 시골 잡종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름 그대로 이 견종의 정형화된 특징은 없습니다. 단지 색깔로 구분하여 백구, 황구, 흑구, 바둑이 등등 다양한 이름이 존재하지요. 시골 여기저기서 볼 수 있던 이 똥개는 풀어 키우다 보니 건강할 뿐 아니라 사료랄 거도 없이 먹다 남은 음식으로 키웠습니다.
잠시 창피한 이야기 좀 할까요? 저는 인터넷에 떠도는 시고르자브라는 이름이 어엿한 하나의 품종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동유럽의 어느 나라 말처럼 들리는 고상한 느낌의 이 품종이 사실은 시골 잡종의 버터 향 듬뿍 바른 변칙적 이름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던 셈입니다. 스스로 이 사실을 깨우치고 나서 혼자 얼굴이 화끈거리다가 결국 남몰래 너털거리는 웃음을 지었습니다. 제 청소년 시기 이후쯤이었을까요? 잠시 잠깐 매스컴에 유명했던 견종이 하나 있습니다. 도사견이라는 아이인데 만만하게 아이를 밀치고 물었다더라, 힘없는 노인을 물었다더라, 결국 죽었다더라, 이런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악명을 떨친 견종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경종이 되어 그 견종은 서서히 도태되었고 키우지 말자는 여론이 강하게 확산이 됐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처럼 도사견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없이 도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요즘은 세월이 좋아져서 맘만 먹으면 키우고 싶은 견종에 대해 정보를 얻기도 쉬우며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다양한 경로로 자문도 할 수 있고 견주는 강아지들의 쾌적한 성장 과정을 위해 마당 넓은 집으로 이사도 불사합니다. 동물병원의 수도 점점 늘어가며 마치 아이를 키우듯 예방접종은 물론 여타 진료, 수술에도 시간과 경비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저는 진돗개 풍산개 동경견(東京犬)은 물론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복원된 삽살개 등 우리의 토종개에 관한 관심을 종종 내비치곤 합니다. 이들을 볼 때마다 드는 처음 생각은 참 똑똑하다는 것이고 그다음은 용맹하다는 것입니다. 주인에 대해 충성하며 기억력 또한 좋은 모습을 보며 우리의 국민성과도 관련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우라 듣는 욕 중에 개가 자주 등장합니다. 한 예로 개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이 있지요. 우리의 말이나 생각에 ‘개’ 자가 붙는 순간 왜 그게 비하가 되고 수준 낮음이 되며 욕이 될까요? 가장 가깝고도 충성스러운 개가 아이러니하게도 비하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동물은 물론 식물에 개가 붙어도 왜 비슷한 느낌인가? 분명 이유가 있고 맥락이 있을 테지만 아무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는 못합니다.
교회를 마치고 아들이 사는 곳 근처에 어느 미장원을 지나면 사모예드 한 마리를 볼 수 있습니다. 하얗고 긴 털을 지난 사모예드를 볼 때마다 기품 있고 점잖은 모습에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도 잠시, 저와 아내와 아들은 공통으로 한 가지 생각에 머뭅니다. 뛰놀고 싶을 텐데 얼마나 답답할까?입니다. 과연 평일에는 어떤 활동을 하며 지낼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아이의 시선에서 본다면, 이는 답답함 그 자체일 것입니다.
한 생명을 키우고 보살피며 함께 한다는 게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입니다. 반려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하며 어떻게 교감해야 하고, 더 나아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가, 알아가는 그 모든 과정이 말입니다. 개들이 인간에게 어떻게 했다는 게 그들의 우수성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테지만, 인간이 반려견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도 잘 판단하여, 중요하고 귀한 덕목으로 삼아야 할 일입니다.
여러 여건이 허락되어 나에게 반려견을 키울 기회가 온다면 나는 어떤 견종과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시간이 즐겁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지금 키우시는 견종이 어떻게 되나요? 지금 저에게 물으신다면 중형견 이상에서 고르고 싶답니다. 그 종류가 생각보다 많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