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m에서 맞은 뜻밖의 이별

그렇게 지낸 며칠..... 후의 단상

by 김욱곤
제가 다니는 Gym의 내부입니다. 크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답니다. 벽에 걸린 이름 중에 제 트레이너가 있습니다.



Gym에 다닌 지 어언 10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누군가 살은 좀 빠지셨습니까? 묻는다면 그 배후에는 별로 표가 나지 않는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을 정도로 눈에 띄는 변화는 별로 없습니다. 운동의 강도(强度)가 별로 세지 않아서 그렇다.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는 대신에, 그나마 위안을 받는 게 있다면 지방과 근육의 양이 긍정적으로 가고 있음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운동을 왜 그리 늦게 시작했느냐고 물으시면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예전의 트레이너에게 받은 말 한마디가 발단되어서입니다. 특정 기구, 특정 동작에서 조금 버벅대는 나를 보더니 그게 안 되세요? 왜 안 되죠? 이렇게 하면 되잖아요.라는 말에 상처받았기 때문입니다. 언뜻 들으면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당시의 분위기나 뉘앙스가 몸치인 사람에게는 충분히 모멸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렵게 다시 Gym에 다니기로 결심하면서 저는 대표 트레이너에게 신신당부했습니다. 조금 못하더라도 군대처럼 몰아붙이지 말아 주십시오, 몸치에 가까우니 조금만 이해해 주십시오.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운동에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대표 트레이너도 충분히 수긍하고 제게 적합한 남자 트레이너를 배정해 주었습니다.



다행히 그 트레이너와 서로 잘 맞아 운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절대 다그치지도 않았고 말도 살갑게 잘하여서 Gym에 가는 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트레이너가 제게 차 한잔하자고 연락했습니다. 건물 1층의 커피숍에서 자리를 같이했습니다.


이직한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국내가 아니라 싱가포르로 간답니다. 조건도 좋고 한 번은 분위기 전환차 급하게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순간 너무도 아쉬운 마음이 제 속을 치고 올라왔습니다. 그동안 쌓은 정이 있어서인지 헤어진다는 사실이 도대체 믿어지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용기를 북돋아 주고 겁먹지 말라, 달래주고 나니 미안해하던 얼굴에 미소가 도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다시 좋은 사람과의 이별을 맞습니다. 사람의 인연이 영원할 수 없고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순간은 늘 받아들이기 힘든 묘한 감정의 연속입니다. 붙잡을 수도, 그렇다고 내내 밝은 모습만 유지하며 보낼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힘이 든 모양입니다.


운동 후 아내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남과 이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누가 먼저 가고 누가 뒤에 남느냐? 아직은 정해진 게 없지만 혹 뒤에 남았을 때 어떻게 마음을 정할까? 얘기하다 보니 춥던 2월의 바깥 날씨가 더욱 스산해지는 겨울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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