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슨정 Nov 07. 2017

#07. 두오모

피렌체는 역시 소문대로 피렌체답다







두오모



역시 피렌체. 

소문대로다. 


매혹적인 중세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활기차다. 


아마도 과거 이곳이 혁신의 메카였기 때문은 아닐까? 

과거에 멈춰있는 관광지가 아니라 

역동하는 축제의 공간 같다. 




피렌체의 상징, 

두오모는 압권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두오모의 규모와 웅장미 앞에서, 

낯선 방문자들의 모든 감각과 감정은 

오직 두오모의 경외감을 느끼는데 오롯이 사용될 뿐이다. 


그 때문에 어느 일본영화에서처럼 

이곳에서 연인끼리 사랑을 맹세하고 자시고할 

감정의 여유란 게 실제로는 존재할 수가 없다. 


물론, 이 경외감이 일상이 되어버린

피렌체 사람들은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뜨내기들에게는

두오모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나저나 

두오모의 쿠폴라에 오르는 

대기 행렬이 장난이 아니다. 


티켓 확보도 만만치않고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하더라도, 

땡볕 아래에서 엄청난 인파를 견뎌내며 

많은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



두오모를 한번에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
피렌체의 어느 골목, 과일가게...


베키오 다리의 연인들. 한 낮의 나른한 사랑이 느껴진다.





스테이크 친구



“한 점 드셔보실라우?”          


피렌체에 왔으니 

우리는 유명한 '피오렌티나 티본 스테이크'를 

먹어보기로 했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한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주문 했는데, 

양이 엄청나다. 


옆 테이블에 마주 앉은 외국인이 

자꾸 므흣한 표정을 지으며 웃길래, 

한 점 먹어보겠냐며 건냈다. 

그때 부터 우리 넷은 친구가 되어

함께 저녁을 즐겼다.           



스테이크로 친구가 된 '토니'와 '리사'



미국 워싱턴 D.C에 사는 ‘토니’ 형님과 

이탈리아 사람인 그의 연인 ‘리사’는 

이탈리아의 중소도시를 돌며 

와인투어를 하고 있다고 했다.


토니도 자녀가 셋. 

우리도 아들만 둘. 

고달픈 부모끼리

서로를 위로해 주었다. 


2년 동안 중국 충칭에서 유학도 했다며, 

토니가 유창한 중국어를 선보인다. 

나도 상해에서 인턴을 했다며 

어설픈 중국어로 맞짱구를 친다. 


계획에 없던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맛본다. 

이런 게 여행의 맛인가보다. 

피렌체의 밤이 깊어 간다.







2016년 여름, 두 아들 떼어놓고 
무작정 아내와 단 둘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에서 담아 온 여행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06. 오벨리스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