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차, 838km 달려서 집으로, 그리고 여행후기
여행 첫날 530km, 둘째 날 300km를 운전해 힘들다고 엄살 부렸는데, 정작 마지막날엔 하루 만에 저 거리를 합친 만큼 운전해야 했다.
생각만 해도 피곤했지만, 맑게 갠 퀘벡의 아침을 놓칠 순 없었기에 새벽 산책을 다녀온 뒤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했다.
아침은 인근 마트에서 구입해 둔 과일과 빵으로 대충 때운 뒤 바로 출발하려는데, 집까진 무려 838km, 8시간 반이 소요된단다. 아침 9시 반에 출발해서 안 쉬고 달려도 오후 6시에 도착한다는 게 상상조차 안 됐지만, 중간에 점심식사와 생리현상 해결을 위해 잠시 휴게소에 들른 것 말고는 쉬지 않고 달려와 3박 4일간의 몬트리올/퀘벡 여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여행 후기
퀘벡 발음?
여행 출발 전 현지인과 얘기할 일이 있어 퀘벡에 여행 간다고 말하자 몇 초 어리둥절하더니 ‘오~ 쿠벡!’이라고 말한다. 아, 퀘벡도 한국식 발음이었구나.
이후에도 쿠벡에 간다며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 때 상대의 발음을 잘 들어보니 정확히는 쿠벡과 퀴벡 사이의 중간발음인 듯하다.
운전
캐나다에 와서 감동받은 몇 가지 중 하나가 캐내디언들의 나이스한 운전매너였는데, 몬트리올, 퀘벡은 칼치기, 끼어들기, 바짝 붙어 따라오는 등의 운전스타일이 상당히 많이 보여 오랜만에 한국에서 운전하는듯한 반가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번호판
퀘벡주에 등록한 차량은 특이하게도 전면 번호판이 없다. 그래서 앞에 번호판이 있는지만 봐도 외지인 차량 여부가 바로 확인된다.
교통신호
특별한 표기가 없는 한 비보호 좌회전, 비보호 유턴 하는 건 온타리오주와 같은데, 반대로 우회전은 녹색 신호나 오른쪽 화살표 신호를 받고 진행해야 한다. 덕분에 신호등이 매우 복잡해지기도 한다.
주차장
올드퀘벡은 주차장이 없는 건물이 많아 길거리 주차나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그나마 있는 길거리 주차는 특정 허가(아마도 인근 주민들 주차허가인 듯)가 있어야 가능한 데가 많았다. 그래서 공영주차장을 찾아가 보니 건물이 오래돼서 그런지 이용해 본 공영주차장들 진입높이가 1.8~1.82m로 매우 낮았다.
운 좋게 숙소 근처에 사설주차장이 있었는데, 가격은 비쌌지만 숙소에서 도보 3분 거리라 주로 이용했다.
불어만 사용
온타리오주는 전부는 아니라도 영어, 불어가 함께 기재된 표지판도 있고 모든 공산품은 영어, 불어가 함께 기재돼 있는데, 퀘벡주는 영어를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관광업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은 영어를 아예 모르는 사람도 상당히 많을 정도로 불어의 도시였다.
퀘벡 주(州)기
퀘벡에 가면 파란 바탕의 백십자에 백합 문장이 그려진 깃발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데, 이는 퀘벡의 주기로, 캐나다에서의 분리, 독립을 원해 국민투표까지 실시했지만 결국 무산된 퀘벡 주민들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흡사 카탈루냐 지방이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기원하며 발코니에 카탈루냐 깃발을 게양해 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퀘벡 여행 기념으로 사 온 와인 한 병과 기타 사진들을 올리며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