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차, 올드퀘벡
로맨틱한 프로포즈 현장
필자와 와이프의 여행지 숙소 선택기준은 비슷한데, 바로 ‘숙소는 잠만 자는 곳’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이번 퀘벡 여행도 역시나 저렴하지만 프롱트낙 호텔(Château Frontenac), 일명 도깨비성과, 도깨비성을 내려다볼 수 있는 도깨비 언덕의 가운데 위치한 숙소로 정했다.
숙소 바로 뒤가 도깨비 언덕이라는건 정말 큰 장점이었는데, 아이들이 힘들다고 숙소에서 쉴 때나 새벽에 일어나서 일출을 보고싶을 때 도깨비 언덕까지 한달음에 올라가 멋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으며,
언덕에서부터 뒤프랭 테라스로, 이어서 샤토 프롱트낙 호텔까지 산책하고 돌아오기에 최적의 위치였기 때문이다.
전 날 저녁 일정들이 취소된게 못내 아쉬 새벽에 일어나 나홀로 동네 한 바퀴 산책을 마친 후 아이들과 함께 뒤프랭 테라스(Terrasse Dufferin)에 위치한 Au 1884에서 브런치로 가볍게 식사를 했는데,
뒤프랭 테라스가 지어진 지 5년 만인 1884년에 만들어진 터보건 슬라이드(Toboggan slide)의 설치 년도와 이름이 같은데다, 슬라이드의 역사 속 사진 및 소품들로 인테리어를 해놓은게 인상적이었다.
조식을 먹은 뒤엔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지나 퀘벡을 발견한 프랑스의 탐험가 Samuel de Champlain의 이름을 딴 Champlain 거리를 걸으며 구경하는데, 지난 며칠간 내린 비가 그치고 날씨가 갑자기 맑아진데다 주말효과까지 겹쳐 관광객이 몰렸는지 사람이 순식간에 많아졌다.
오후엔 맑은 날씨의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구경하기 위해 도깨비 언덕에 올라갔는데,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고, 그중 1/3 정도가 한국인 인걸 보니 드라마 도깨비 영향으로 한국인에게 인기 많은 관광지라는 게 실감 났다.
도깨비 언덕에서 에피소드 하나,
경치 구경 중, 저 멀리 떨어져 있던 와이프에게 한 커플이 사진 촬영을 부탁하고 포즈를 잡더니 갑자기 남자가 무릎을 꿇는게 아닌가, 일생일대의 순간을 나보다 더 똥손인 와이프에게만 맡길 수 없어 부랴부랴 영상으로 함께 담아서 전달해줬다.
도깨비언덕에서 한껏 힐링하고, 아이들은 한껏 뛰어논 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위해 Cochon Dingue, 번역하면 ‘미친 돼지’라는 뜻의 식당으로 이동했다.
(Petit Champlain 지점은 예약이 필수여서 인근 다른 지점으로 이동해야했다)
가장 많이 추천되는 Quebec Pork Ribs와 Pot en Pot은 실제로도 훌륭했고, 추천메뉴에 없었지만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해 주문한 Pasta는 왜 추천메뉴에 없었는지 이해가 되는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