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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욱이 Jan 19. 2024

퀘스트 보상: 소금 한 알

Canadian Museum of Nature

 이번 오타와 여행은 박물관을 계속 돌아야 하는 여행인 데다 박물관들의 폐장시간인 5시 이후엔 날도 깜깜했기에 저녁엔 아이들의 체력 보충을 위해 숙소에서 식사를 해결하며 쉬었다.


 하지만 매주 목요일, 문화의 날엔 박물관들의 개장시간이 8시까지 연장될 뿐만 아니라 5시 이후엔 무료입장까지 가능하다 보니 목요일 저녁은 캐나다 자연사 박물관을 무료로 방문하기로 계획했다.

(보통 박물관 입장료가 4인가족 기준으로 $50.00 전후인데 무료입장이라니!)

캐나다자연사박뭍관 입구, 오후 5시 경


  앞서 한적하게 구경해 온 박물관들을 떠올리며 무료입장이라고 해봐야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라는 착각과 함께 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는데,


‘아뿔싸!‘


 5시 이전에 박물관 주차장은 이미 만차라 와이프와 아이들을 먼저 내려주고, 인근 주차장에도 자리가 없어서 결국 숙소로 돌아가 주차한 뒤 우버를 타고 자연사박물관에 입장할 수 있었다.


자연사 박물관 천장에 달린 .지구와 달 모형


 입구부터 재래시장을 방불케 하는 인파를 뚫고 제한된 3시간 동안 박물관을 돌아야 한다니,

(5시 정각에 아이들과 먼저 입장한 와이프 말론 관람이 아니라 인파에 떠밀려 흘러가는 정도였다고)

박물관 안내도


일단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형이나 뻔한 전시물은 패스하고 둘러봤다.


공룡의 X 화석
파라사우롤로푸스 화석을 통해 예상한 울음소리 재현


해양관에서 비중있게 다룬 해양오염 전시


바다거북이가 주로 먹는 해파리(중)가 바닷속에 떠다니는 비닐봉지(우)와 얼마나 비슷하게 보이는지 한 눈에 와닿는다


지구관, 달 표면에서 채취해온 암석


완료하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다는 말에 아이들이 열심히 둘러볼 수 있게 해준 활동지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암석, Halite


 폐장시간까지 알차게 구경한 뒤 출구에서 완료한 활동지를 제출하고 받은 봉투 안엔 조그마한 암석과 그 이름이 적힌 메모가 들어있었다.


 암석이라니! 자연사 박물관의 컨셉과 너무 잘 어울려 아이들과 박수를 치며 좋아했던 퀘스트 보상이었다.


 그런데 Halite가 어떤 광물인지 궁금해 찾아보니 ‘암염’이고, 이 ‘암염’은 무려? ‘소금’ 이란다.


 소금은 바다 염전에서 얻는 게 아닌가 싶어 찾아보니 전 세계적으로 바닷물로 소금을 얻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극소수고, 대부분의 나라가 소금광산에서 암염을 채취해 소금을 얻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가 잘 아는 히말라야 핑크솔트라고 한다.


 기껏 받은 게 소금이라니 살짝 김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암염에 대해 공부해 아이들에게 설명한 계기가 됐고, 실습 차원에서 맛까지 보게 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이 소금덩어리를 끔찍이도 아끼는 딸들은 끝까지 맛을 보지 않고 자연사박물관 구경을 마무리했다.


*이 글을 쓰던 중 너무 궁금한 나머지 잠든 아이들 몰래 핥아보니 “당연하게도” 진짜 소금처럼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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