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욱이 Dec 05. 2023

캐나다 운전, 좌회전을 조심해

긴장 가득 좌회전

 캐나다에서의 운전은 우측통행이며, 그 외 교통법규들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몇 가지 명심해둬야 할 부분이 있다.

 이번 글에선 필자가 거주하는 온타리오주를 기준으로 좌회전과 유턴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비보호 좌회전/비보호 유턴


 캐나다에서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에서의 좌회전은 기본적으로 비보호로 진행된다. 다들 알다시피 비보호 좌회전은 직진신호일 때만 가능한데, 직진하는 차량보다 우선순위가 낮아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에 주의해서 진행해야 하다 보니, 때로는 직진신호가 종료될 때까지 좌회전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염두에 둔 건지, 암묵적으로 좌회전 차량 1~3대 정도(사거리 크기에 따라 다름)는 교차로 안에 진입해 있다가 황색불이 점등돼 직진차량들이 속도를 줄이면 좌회전으로 교차로를 벗어난다.


 때문에 황색불을 보고도 멀리서 속도를 올려 무리하게 교차로를 통과한다거나, 정체 시 꼬리물기로 교차로에 진입해 교차로를 막는 모습은 절대 볼 수 없다.

반대편에 차량 2대가 교차로에 진입해 좌회전 대기중


 이쯤 되면 교통량이 많은 경우에도 황색불에 한두 대씩만 좌회전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교통량이 많은 주 도로는 좌회전 신호가 따로 구분돼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근데, 이 좌회전 신호가 교통량에 따라 가변적으로 작동하다 보니, 교통량이 적을 때 비보호로 좌회전해야 하는 건 매한가지다.

신호를 받고 좌회전하는 차량


 그리고 좌회전 시 주의할 표지판은 “Left Turn Signal” 표지판이다.

 좌회전 신호등에 이 표지판이 붙어있다면 일반 교차로와는 다르게 비보호 좌회전은 불가능하고, 좌회전 신호가 점등됐을 때만 좌회전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Left Turn Signal 표지판, 비보호 좌회전이 불가하다.


 마지막으로 교차로와 교차로 중간에 좌회전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교통신호를 만드는 대신에 도로 중앙에 좌회전 전용차선을 만들어놓기도 하는데, 이 또한 비보호 좌회전이다.

 참고로 저 골목에서 비보호 좌회전으로 나와 본 도로로 합류할 때도 바로 합류하는 게 아니라, 도로 중앙의 좌회전 전용차선을 이용해 안전하게 합류하도록 유도한다.

사거리와 사거리 사이 중앙차선에 좌회전 차선을 만든 경우
도로 중앙의 좌회전 전용차선 이용방향
양방향으로 진출입 가능한 중앙 좌회전 차선도 있다.

 우리나라처럼 보행자가 많은 나라였다면 여기에 신호등과 함께 건널목을 만들었을 법 하지만, 차 없이 돌아다니기 힘든 나라 특성상 블록 모서리의 교차로를 제외하곤 차량 흐름을 방해하는 신호등을 설치하는 대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해 놓은 듯하다.


 단점이라면 보행자가 길을 건너기 위해선 블록 끝까지 가서야 건널목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현지인들은 간혹 무단횡단으로 건너기도 한다



 이런저런 경우를 글로 정리해 나열해 보니 복잡해 보이지만, 쉽게 정리하자면 “Left Turn Signal” 표지판이 있는 교차로에선 좌회전 신호를 받아서만 좌회전이 가능하지만, 그 외엔 언제든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또, 유턴금지 표지판이 따로 없는 이상, 좌회전이 가능한 곳에선 비보호 유턴까지 가능하다.

유턴금지 표지판


 이렇게 좌회전과 유턴을 비보호로 진행하다 보니 교통신호체계가 상당히 단순해지는데, 사거리 기준으로 교차로를 위아래로 직진하거나 좌우로 직진하는 두 방향의 신호만 남게 된다.

즉, 이번 직진신호를 놓쳐 빨간불이 됐더라도 곧 파란불로 바뀌게 되니 신호 대기시간이 짧고, 그만큼 정지신호에 걸릴 확률이 줄어들어 교통흐름이 원활해지기까지 한다.


 한국에서는 한 번 신호를 놓치면 좌회전 신호와 반대편의 직진신호, 그리고 좌회전 신호까지 기다려야 내 직진신호가 돌아오기 때문에 가끔 무리해서 사거리를 통과한 경험이 종종 있었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을 정도로 신호 회전이 상당히 빠르게 느껴진다.


 이처럼 한국과는 다른 캐나다의 좌회전 방법은 교통신호체계를 단순화시키고, 그만큼 통행을 원활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비보호 좌회전 시 사고 위험이 높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혹시라도 캐나다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면 좌회전 시 각별히 주의해서 운전해야 한다.


운전 중 핸드폰 사용이 어려워 본 게시물 이미지는 구글로드뷰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캐나다의 스쿨버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