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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욱상 Sep 08. 2021

시간에게 미안하다

돈은 아껴 쓰면서 시간은 왜 아껴 쓰지 않았는가

나름 바쁘게 살았는데 물쓰듯 길에다가 버린 시간은 여전히 아깝다.

사실 시간을 굉장히 아끼고 쪼개서 살아왔지만

그렇지 못한 죄책감이 드는 것은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입출금 내역처럼 단자리까지 확실한 가계부가 없기 때문이다.

바쁜 일을 처리한 한 시간, 캠핑하면서 불을 하염없이 바라본 한 시간,

소중한 대화를 한 한 시간, 페이스북 스크롤을 내리다가 지나가는 한 시간,

약속 바람 맞고  돌아오는 한 시간.

그 시간들을 모아 잘 싸서 내 침대에 두었었다면 얼마나 많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시간을 더 의미 있는 사람에게 줄 수 있었을까.


시간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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