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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욱상 Oct 29. 2018

오늘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 펼쳐질 하루의 할일이 생각나는데 일의 난이도에 따라서 근심이 시작된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면서 스트레스와 싸워 나가는 도중 어느날은 일어나자마자 부담없이 보낼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일어나는 날도 있다

그게 바로 오늘이기에 기쁜맘으로 차를 타고 출근을 한다. 불현듯 끼어드는 차 정도는 스트레스로


 치지 않기로 하고 꽉끼는 엘레베이터에서 내 눈앞의 남자의 체크무늬때문에 멀미가 나서 잠시


눈을 감지만 괜찮다.

메일을 열어보니 여러건의 긴급 건이 있다. 사실 이 정도면 부담없는 하루는 물건너 갔지만.


그래 이렇게 쉬울리 없지 하면서 의자를 책상에 바짝 당겨 앉는다.

그리 생각했던 일들은 퇴근시간이 훨씬 지나도 끝나지 않는다. 컴퓨터가 이상한지 자꾸 에러가 나서 가슴이 내려 앉지만 자동저장 기능을 만드신 분께 감사를 전한다. 전화가 울리고 개인적인 부탁들을 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신기하게도 한 건도 거절할 만한 일은 아닌거 같다. 책상옆의 풍경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것 같은데 어느덧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눈이 따끔하고


살짝의 편두통이 매일 계속 된다. 거절을 못하고 하기 싫은 것을 참고 오래해서 그런 것 같다.

사실 매일이 이렇지만 매일이 이렇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다.

이어폰을 꼈을땐 아무도 부르지 않기를 바라고 진짜 아무도 그러지 않을때 행복하고 주말 약속이 캔슬되면 행복하다. 화장실에 앉아서 뉴스를 봐도 행복하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점심식사가 행복하고 집에 돌아가면 아내가 있어서 행복하다. 하루의 느낌을 글과 음악으로 옮길 수 있어서 행복하고 좋은 직장이 있어서 행복하다.

사실 이 모든 두통과 행복이 공존하고 있고 나는 그것을 '오늘' 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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