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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ent Jun 08. 2023

짧은 근황 공유

23년 1월부터 6월까지

23.06.08


글을 쓰면 쓸수록, 생각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면 낼 수록, 두루뭉술하던 이야기들은 구체화되고 하고 싶은 말은 많아진다. 매번 쓰다만 글이 쌓이는 것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어서 자세한 내용들은 천천히 풀어내기로 하고, 아직 상반기가 채 다 끝나진 않았지만 짧게 상반기 근황들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분명히, 언젠가, 아마 조만간 자세히 풀어낼 것이다.





1월. 위스키 바를 다니기 시작했다. 출장 이후 위스키에, 특히 싱글몰트 위스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중이다. 한참 다니다 보니 어느덧 내 올곧은 취향을 알게 더 이상 바에 자주 출몰하지 않고 좋아하는 위스키들로만 소소히 즐기는 중이다. 예를 들면 아란, 예를 들면 라프로익. 예를 들면 야마자키.


2월. 필리핀에서 PADI 스쿠버다이빙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정말 3/1일 연휴 3주 전, 꽤나 충동적으로 결정했다.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뭐든 몸으로 하는 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야 한다고 했다. 물속의 세계는 지상의 세계와는 다른 또 다른 차원의 세계이고, 지금보다도 훨씬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생각에 벌써 설레는 중이다.


3월. 웹 개발일을 시작했다. 이 회사에선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운이 좋게도 빠르게 찾아왔다. (결과적으로 올해 캐나다 살이를 포기한 이유가 됐기도 하다) 어쩌다 보니 사이즈가 커졌고, 커진 만큼 고통받는 중이다. 분명 이것 또한 좋은 경험이 되겠지.


4월. 와인 공부를 시작했다. 국제 자격증 콜렉터 아니랄까 봐, 글로벌 재단에서 진행하는 자격증 코스를 한 달 조금 넘게 공부했다. 이제 어느 정도 어떤 품종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적당한 와인을 권유할 수도 있다. 2주 후에 시험이라 요새 퇴근하고 틈틈이 다시 공부 중이다.


5월. 캐나다를 다녀왔다. 불확실한 미래에 내던저지기 직전 맛이라도 보자 라며 조금은 무리해서 다녀온 캐나다였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더 평화롭고 따뜻했다. 영어권의 이민자 나라에서 비영어권 동양인 여자에게 주는 특유의 편안함을 맘껏 누렸고, 현재의 패권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도 피부로 느끼고 왔다.    


6월. 아프리카 티켓을 끊었다. 당장 3달 후다. 빨간 날만 보면 스카이스캐너를 뒤적여야 하는 병에 걸린 것이 틀림없다. 사실 이러면 안 됐다. 참았어야 했다. 돈도 돈이지만, 분명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해외 취업이라는 꽤나 뚜렷한 목표가 있던 놈이었다. 하지만 직장인이 여름휴가 3일 + 연차 4일 만을 사용하여 총 18박 19일의 휴가를 갈 수 있는 일이 분명 자주 있는 일은 아닐 거라 판단했고, 돈을 좀 써서라도 멀리 가야 한다며 질러버렸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인 건데 이건 정말 계획에 없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무사 귀환을 응원해 달라.





각각의 자세한 이야기들은 조금씩 느릿느릿 남겨지고 있다. 와인 시험이 끝나고부턴 조금씩 시간을 내어 또 이것저것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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