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던 그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던 곳에 다른 레스토랑이 들어선 걸 발견했어요.
당신과의 추억이 사라진 듯 하여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가 이내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 곳을 지날 때 더 이상 처음 만난 날을,
1주년 기념으로 다시 찾았던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되어서. 아니, 떠오르지 않을 것 같아서요.
우리 동네 자주 가던 식당은 위치가 헷갈릴만큼, 새로운 빌딩으로 바뀌었어요. 바로 옆의 노래방을 보고서야 식당이 있었음을 알아차렸지요.
그리고 또 안도의 숨을 내쉬었어요.
그 앞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우리가 함께 갔던 곳들은 아직도 주변에 많이 남아 있고 그 근처를 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지난 날이 떠올라, 아려오는 마음을 마비시키려고 노력해요.
추억의 장소가 모두 없어져 연상되는 어떠한 것들도 접하지 않기를 바랄 때가 있어요.
그 곳들이 없어지고 나면 당신을 더 잘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적어도 아주 덤덤한 마음으로 추억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러다가 그 모든 곳들이 사라지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할 때가 있어요.
당신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함께 했던 시간을 간직하고 싶어서.
하지만
정말은,
물리적으로 보이는 것들에
좌지우지 되는 건 아니죠...
놓기는 하였으나
훨씬 가벼워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때때로 떠오르는 당신은...
아직,
아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