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마침 회사가 남산과 가까워 가끔 도시락을 사들고 올라가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곤 했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꽃구경'이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구나 느끼며, 언젠가는 이 예쁜 광경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를 만났다,
벚꽃엔딩이 들려올 때.
가슴 설레던 그때와 노래 가삿말은 절묘하게도 맞았고, 그에 대한 마음이 점점 커져가던 시기여서 그 노래를 들으면 그가 자동으로 떠올랐다. 그런 설레는 마음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다. 그리고 가사처럼, 아름다운 벚꽃 길을 그와 함께 걷고 싶었다.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 퍼진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런데 노래를 듣고 있으면 설렘과 동시에 뭔지 모를 슬픔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가수의 목소리에 애절함이 묻어나왔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 편에서 그대여 네 모습이 자꾸 겹쳐'
끝내 우린 벚꽃 길을 걷지 못했고,
매년 이 노래가 들려오는 봄이면,
그 설레던 밤, 들떠있던 마음, 알 수 없던 슬픈 감정이 떠올라...
무뎌지기 위해 노력한 시간의 결실로,
올봄엔 이 노래를 아무렇지 않게 들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