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by 지홀

함께 한 추억이 없는 장소에 왔는데

저 끝자락 어디쯤

당신의 얼굴이 보인다.


함께 봤던 풍차는 이 풍차가 아니고

함께 봤던 바다는 이 바다가 아닌데


함께 했던 그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여

밑바닥으로 누르고 누르고


힘겹게 고개를 저으며

다시 노을을 본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함께 하고픈

당신을 버리고,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당신의 그림자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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