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은 통한다.

by 지홀

여행 떠나기 전 날, 핀란드에 간다면 "마리메꼬" 디자인의 물건을 사오라는 동료의 말에 헬싱키에 도착하자마자 매장을 찾아 보았다.

꽃 모양의 그 디자인은 너무 예뻐서 물건마다 다 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본토인 핀란드에서도 꽤 비싼 아이템들이 많아서 살까 말까를 한 참 망설이다 선물용 몇 가지와 집에 놓을 쿠션 커버를 샀다.


그리고 헬싱키 하면 누구나 한 번은 들리는 곳. 영화 '카모메 식당'의 배경이 된 장소.

어느 주택가 골목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식당은 정말 찾아가기 어려운 곳에 있었는데, 그 동네 주민들이 이방인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찾는 모양으로 두리번 거리면 그 식당에 가는 줄 알고 길을 가르쳐 주었다. 저녁을 그 식당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일본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 겉모습만 찍고 나왔다.

영화 '카모메 식당'의 촬영장소


그리고 또 다른 촬영 장소 였다던 우르슬라 카페를 찾아갔다. 카페로 가려면 공원을 가로질러 가야 하는데 그 길은 참 예뻤지만 광활한 느낌의 큰 공원이어서 때마침 부는 바람으로 인해 조금 스산하기도 했다. 우르슬라 카페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연어 샌드위치와 따뜻한 차를 마시며 헬싱키에 있음을 만끽했다.

우르슬라 까페 가는길의 공원


영화 '카모메 식당'의 촬영장소인 우르슬라 까페


다시 호텔로 돌아오기 위해 공원 앞에서 트램을 기다리는데 이탈리안 관광객들이 길을 물었다.

나도 생전 처음 온 곳인데 길을 묻다니. 그러고 보니, 오슬로 공항에서도 그랬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에 있었는데, 여행자가 말을 걸어왔다.

어떤 역을 가리키며 어떻게 가냐고.

같은 한국사람이었는데, 초행길이라 잘 모른다고 했더니 오슬로에 오래 산 사람 같다며 교민인 줄 알았다고 했다.


갈 곳을 알고 자연스럽게 다니니 그렇게 보였나 보다. 삶도 그렇다면 난 더 당당할 수 있겠지.


다음날 헬싱키의 아침은 청명했다. 우리나라 가을 날씨 같기도 하고 뉴질랜드를 연상하게 하날씨였다. 노르웨이에서 피요르드를 감상하는 배를 타고, 기차 타고 이동하며 만년설을 보면서도 느낀 거지만,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북유럽, 특히 노르웨이와 뉴질랜드는 비슷한 게 많다. 정반대에 있지만 날씨도 비슷하고 자연환경도 비슷하고 피요르드가 있고 만년설이 있고.


극과 극인 사람은 그래서 더 잘 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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