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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홀 Feb 09. 2024

잠이 나를 구할 것이다

요즘 제법 잠을 잘 잔다. 밤 11시쯤 되면 너무 졸린데 자는 게 아까워 안간힘을 쓰다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든다. 본격적으로 잘 준비를 하고 잠드는 것보다 이렇게 의식하지 않고 책을 보다가, 웹소설이나 웹툰을 보다가 잠드는 쪽이 마음 편하다. 왜냐하면, 잠자려고 눈 감고 있으면 온갖 잡념이 떠올라 오히려 잠이 달아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너무 피곤하고 눈은 감기는데 정신은 점점 또렷해진다. 어떤 날은 1시간 이상 뒤척거려도 잠 속으로 빠져들지 못한다. 그러다가 잠 속으로 빠지려는 걸 느낄 때 불현듯 무서워 눈을 떠버린다.


워낙 야행성 체질이다. 밤 12시를 넘기는 건 기본이고 두, 세 시에 잠을 자고는 했다. 그러니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은 무엇보다 힘든 일이다. 그런데도 30년 넘게 성실히 직장을 다닌 건 기적 같은 일이다. 유연근무제가 시행되면서 2년 전부터  9시 30분 출근을 했는데 일어나기 힘든 건 똑같았다. 간당간당하게 출근하는 날이 많았고, 연쇄적으로 택시 타고 출근하는 날이 많았다.


새해가 되며 다시 9시 출근으로 바꿨다. 8시 30분과 9시 사이에는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버스를 탈 수밖에 없어 더 일찍 서두르게 되었다. 그래도 가끔 지각하지 않으려 헐레벌떡 뛰는 날이 있다. 숨차게 뛰며 난 왜 이 나이까지 뛰는 건가 현타가 올 때가 있다. 더 일찍 일어나면 이렇게 뛰지 않아도 될 텐데. 그래서 일찍 자려고 노력한다. 늦어도 밤 12시에는 자려고 한다.


다행히 요즘은 11시 즈음부터 졸리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새벽에 잠깐 깨어 불 끄고 잔다. 화장실을 다녀오든 불만 끄든 잠깐 깼다가 금방 잠이 든다. 가끔 잠이 다시 들지 않아 두, 세 시간을 눈만 감고 있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잘 잔다.  자니 피부가 좋아지고 수면시간이 늘어나  덜 힘들게 일어난다.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주 3회 11시에 잠자리에 들기로 정했다.   깨어 있으려 용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직 잘되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누워서 책 보다 저절로 잠드는 일이  좋다. 그렇게라도 잠들면 아침까지 잘 잔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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