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2024. 8. 21

by 지홀

어젯밤 극단에서 밤 11시 넘어 수업이 끝났다. 집으로 가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었다.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달이 보였다 안보였다 했다. 덕분에 아주 신비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자정에 본 하늘 (2024년 8월 20일과 21일의 경계 23:58~24:00)


아침에 장대비가 내렸다. 출근 시간이 지나자 잠잠해진 빗소리. 굵은 빗줄기가 가늘어지자 하늘이 개이기 시작했다.


산안개가 남산타워 주변에 머물다 곧 사라졌다.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으로 창문에 딱 붙이고 찍었더니 물방울이 보이지 않는다.

건물안에서 찍은 남산 (10:41, 10:48)


비 오는 하늘은 무채색. 흑백사진 같다.

구름을 확대했더니 물방울에 초점이 맞혀졌다 (10:50)

먹구름이 물러나며 조금 밝아진 세상. 사진으로는 비가 그친 것 같지만 가느다란 비가 내렸다.

비가 그친것 같은 풍경 (10:52)


구름이 굉장히 빨리 흘러갔다. 하이퍼랩스로 찍은 것처럼. 산 넘어 구름이 만년설이 쌓인 산처럼 보인다. 그 구름을 확대해서 보니 스키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사람이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것 같다.

민트와 보라빛 푸른 회색의 구름 (11:02)
스키타는 사람이 보인다 (11:04)


오늘은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지 못했다. 창문 밖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컴퓨터 모니터만 봤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건 아니었는데 시간이 그냥 흘러갔다. 심지어 출근 이후 건물 밖을 나가지 않았다. 이 기록을 할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오늘 하루 하늘 볼 틈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의무감에서라도 하루에 한 번은 하늘을 보는 일이 의외로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뜻하지 않은 멋진 순간을 찍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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