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 창조

2024. 8. 24

by 지홀

소낙비처럼 비가 내렸다. 금방 그칠 줄 알았는데 화실에서 2시간 넘게 그림을 그린 후에도 비가 내렸다. 오는 듯 마는 듯한 비였다. 덕분에 공기가 아주 습해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했다. 옷이 다 젖었다.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으며 걸었다. 친구와 카페에 들러 얘기를 나눈 후, 멋진 하늘을 찍고 싶어 낙산공원으로 향했다. 기왕 땀을 흘린 김에 좀 더 흘려도 좋았다.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해가 질 무렵의 하늘은 태양이 쏜 아주 강렬한 빛으로 눈이 부셨다. 달에게 빛을 넘기기 전, 사력을 다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 같았다. 그 빛이 마치 천지창조를 연상시켰다. 태초에 암흑 같던 세상을 비추던 빛 같았다. 책으로 영화로 상상으로 그려진 장면이었지만.


천지창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17:48)

해를 30배 확대하여 찍어봤다. 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달표면이 보이던 것과 달리 해는 빛 외에 아무것도 없다.

사진으로만 봐도 눈이 부시다 (17:48)

하늘을 보고 바다를 연상하는 건 참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육안으로 볼 때는 그런 느낌이 없는데 꼭 물속에서 수면 위를 보는 느낌의 사진이 많다.

바닷속 같다(14:32, 17:13, 17:21)


비 온 뒤 하늘 사진을 많이 찍었다. 양떼구름처럼 보이는 구름, 뭉게구름도 보이고. 저녁 5시부터 5시 40분까지 찍은 사진들.


해 질 무렵 하늘이 마음에 든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석양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늘을 향해 레이저를 쏘는 듯, 선명한 빛이 인상적이었다.

해지는 하늘(17:42, 17:49, 18:02)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