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금방 갔다. 아침에 한의원에 갔다. 한의원에 다닌 지 100일 정도 된다. 자고 일어나면 손가락이 오므려지지 않는 현상이 6개월 넘도록 지속되자 걱정되었다. 마침 친구 어머니가 아프셨는데 한의원 가서 나으셨다고 하여 추천해 주는 곳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손가락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퇴행성 관절염이라며 약 처방을 해주지 않았다. 그냥 노화현상이라며 손가락 운동하며 지내야 한다고 했다. 내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휴대폰을 오래 들고 있어서 그랬다면 납득이라도 되었을 텐데 퇴행성이란 진단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건 나을 수 없다는 말이었고 앞으로 더 나빠질 일만 남았다는 말이어서 우울했다. 한의원에서는 갱년기 증상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안심되었다. 나을 수 있다는 말로 들렸고 희망이 생겼다. 한약을 먹고 오른 손가락은 많이 나아졌다. 왼손가락도 나아졌지만 아직 아침에 일어나서 구부릴 때 아프다. 증상이 나아지고 있으니 꾸준히 다녀보려고 한다.
한의원 가는길의 하늘 (10:29)
햇살이 강한 날, 구름사이로 비치는 빛은 늘 신비롭게 느껴진다. 가운데 구름은 늠름한 눈사람이 팔을 벌리고 있는 것 같다.
한의원에서 나온 길 (12:18)
이태원에서 찍은 하늘. 흰구름이 유난히 더 하얘 보인다. 두 달에 한번 만나는 솔로 모임을 이태원 아랍 음식점에서 했다. 색다른 음식을 먹어보자는 의미에서 만난 식당은 음식이 맛있는 곳이었다. 그릇에 쌀 한톨 남기지 않고 아주 깨끗이 비웠다. 빈 접시를 치우러 온 중동사람으로 보이는 주인에게 사교성이 뛰어난 친구가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고 칭찬하며 양손 엄지를 들어 올렸다. 식당 주인은 정말 마음에 들었냐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주인은 음식 접시를 다 걷어간 잠시 후 따뜻한 차를 내왔다. 주문하지 않았는데. 이 식당에 세 번째 오는데 이렇게 차를 준 적은 없었다. 친구가 음식 칭찬을 하자 기분 좋아서 준 것 같았다. 이 얘기를 하자, 식당에 처음 온 친구들은 원래 주는 게 아니었냐며 사교성 밝은 친구덕을 봤다고 서로 웃었다.
이태원 하늘(12:38, 12:45)
쇼핑하고 수다 떨다 저녁시간이 되어 태국식당으로 갔다. 어느새 저녁노을이 지고 있었다. 10배인지 20배인지 몇 배 확대하여 찍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의 노을사진을 찍었다.
이태원 횡단보도 앞에서 (18:20)
해가 넘어가는 모습(18:24, 18:27, 18:29)
솔로모임. 한 명은 유부녀이지만 졸혼에 가까운 생활을 하기 때문에 솔로에 가깝다. 두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모임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 재밌어지고 있다. 다음 모임에는 국내여행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