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 빛

2024. 9. 10

by 지홀

아침부터 찌는 더위가 다시 시작됐다. 옷 갈아입을 때부터 땀이 나서 에어컨을 켤 수밖에 없었다. 출근 시간에 임박해 집에서 나왔다. 늦은 와중에 하늘 사진을 찍으며 택시가 나타나기를 빌었다. 버스 정류장으로 빨리 걸어가 제시간에 버스를 탄다면 아슬아슬하게 회사에 도착할 시간이었지만 그러려면 뛰어야 했다. 땀이 나게. 땀 내기 싫었다. 그래서 택시가 오기를 바랐는데 마침 한 대가 나타났다. 첫 번째 택시를 발견했을 때 탈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지나갔다. 후회가 잠깐 밀려오는 동안 택시가 금방 다시 나타났다. 앞뒤 생각하지 않고 잡아탔다. 덕분에 회사 출근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오전 청명한 하늘 (08:50), 오후 먹구름 낀 하늘(13:28)
비 올것처럼 바람이 불었다 (13:30)
먹구름 속 한줄기 빛(13:33)


출근한 지 3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추웠다. 핫팩을 데우고 껴안고 일했다. 점심 도시락을 후다닥 먹고 밖으로 나갔다. 몸을 녹이기 위해. 아침 하늘은 청명한 가을 하늘 같았는데 점심때는 비가 올 듯 먹구름이 끼더니 바람도 제법 불었다. 멀리 먹구름 속 한줄기 빛이 쏟아졌다. 마치 무대에 선 배우를 핀 조명이 비추는 것처럼.


한줄기 빛을 보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저렇게 흐리고 어두운 먹구름이 하늘을 덮어도 태양 빛을 다 가릴 수 없듯이, 아무리 절망적이고 힘든 상황이어도 그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길, 빛이 있다는 희망을 준다.

퇴근 준비를 하며 무심코 본 창문. 석양빛이 강해 언제나 블라인드를 내려놓는데 블라인드를 뚫고 붉은 해가 강렬하게 빛을 냈다. 블라인드를 올리고 지는 해를 찍었다. 엄청 빠르게 해가 졌다.

빠르게 지는 태양 (18:29~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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