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에는 가을 하늘 같은 높고 파란 하늘이었는데 오후가 되자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도시락을 싸간 덕에 출근한 이후 한 번도 건물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35도 폭염이라고 하여 나가고 싶지 않았다. 오후에 비가 내렸는지 우산 쓴 사람들을 창밖으로 봤다. 비는 잠깐 내렸던 것 같다. 일하다 돌아보니 창밖에는 우산 없이 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비 때문에 온도가 내려간 게 아니라 더 후덥지근했을 것 같다. 뉴스에 강원도는 37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빛에 따라 조금씩 다른 색깔로 보이는 하늘이 예쁘다 (08:33~08:34)
아주 아주 오래전 호주 퍼스에서 어학연수할 때 40도까지 기온이 올라갔었다. 그때 우리나라 여름 기온은 30도를 넘지 않을 때였다. 에어컨 없이 살았고 내 체질상 땀도 별로 나지 않았다. 그러니 40도라는 기온은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은 온도였는데 그곳 날씨가 건조해서 그럭저럭 견딜만했다. 밖이라도 그늘에만 있으면 더위를 많이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40도에 육박하는 날씨라니! 게다가 습한 동남아 날씨로 변해가는 환경이 안타깝다. 탄소배출 줄이기 위해 소소한 몇 가지를 실천하고 있지만 이런 더위에 에어컨, 선풍기를 안 켤 수도 없고. 일회용 컵 안 쓰고 장바구니 사용하고 종이 청구서 안 받고 등등을 하지만 과연 얼마나 기후변화를 늦추는데 한 몫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구가 과열되는 대세를 거스를 수 있을까?
날씨가 변하는 만큼 사람들은 점점 더 참을성이 없어지는 것 같다. 바로, 지금, 당장 쏟아내야 하는 말과 행동을 함으로써 다툼이 잦아지고 간혹 어이없는 이유로 사람을 해치는 일까지 종종 일어나는 걸 보면. 기후변화와 참을성이 무슨 상관관계인가 의문이 들긴 하지만 환경이 사람의 성정에 영향을 주는 건 확실하므로 기온이 올라가는 만큼 화, 짜증이 더 많아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