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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다

2024. 9.19

by 지홀

" 저 붉은 바다 해 끝까지 그대와 함께 가리. 이 세상이 변한다 해도 나의 사랑 그대와 영원히"

이문세의 노래가 절로 생각나는 저녁 하늘이었다.

붉은 바다(18:30, 18:33, 18:34)


마치 건물 너머 저 편은 바다인 것 같았다. 바다에 펼쳐진 노을처럼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진한 붉은색이 되었다. 20대 때 이 노래를 들었을 때는 그냥 감성적으로만 들었는데 노래 가사를 쓴 유재하는 정말 붉은 바다를 보았구나 싶었다. 눈으로 보고 느끼지 않고는 그런 가사를 쓸 수 없었을 것 같다.

바다 같다 (17:52, 17:53)
거리감이 다른 바다같은 하늘(17:53, 17:54, 17:57)


바닷가에 파도가 부딪치는 것 같다. 해일이 일어나 건물을 뒤덮어버릴 것 같다. 사진이 아니라 유화 혹은 아크릴 그림 같다. 화가가 붓으로 강렬하게 터치한 듯하다.

유화 그림 같다(18:27)
색감이 예쁘다(18:27, 18:28, 18:29)

석양이 지는 왼쪽은 더 파스텔톤이다. 만지면 부드러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왼쪽 사진이 오른쪽 사진 속 구름을 확대한 것이다.

솜사탕 같은 하늘(18:35)


다양한 색으로 물든 하늘은 여러 가지 모양을 했다. 내가 보이는 데로 보는 것이겠지만. 커다란 새의 날갯짓으로 보이기도 하고 용암이 흘러내리는 것도 같다.

노을에 물든 하늘 (18:32, 18:34, 18:36)
화산폭발, 용암이 흐르는 것 같다 (18:37)

태양이 끝을 향해갈수록 아름다운 색깔을 드러냈다. 보라, 주황, 파랑, 회색, 분홍, 노랑, 황토색 등. 보라색도 여러 개, 분홍색도 여러 개. 오묘한 자연의 색이 아름답다.

오묘한 색들(18:38, 18:40)

불나는 것처럼 보인다. 건물이 화마에 휩싸일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용(혹은 악어?)이 눈에서 불을 뿜으며 주변의 모든 것을 다 삼켜버릴 것만 같다.

용? 악어?(18:40, 18:42)

불과 이, 삼분인데 붉은 기운이 거의 사라지고 무채색의 하늘로 돌아왔다.

태양이 사라진 자리 (18:45, 18:46)
오전, 오후의 하늘(09:43, 17:51)

오늘 아침 하늘은 컵 안에 든 우유가 흔들리는 모습 같다. 유리컵에 마구 부딪히며 흔들리는. 해질 무렵, 이미 노을이 번지기 시작한 하늘과 대조된다. 노을빛이 미치지 못한 하늘. 구름은 눈 덩어리 같이 보인다.


아침 일찍 병원에 다녀왔다. 스테로이드제 약을 아침에 먹었는데 오후에 두드러기가 싹 들어갔다. 다만 자국이 거무튀튀하게 남았다. 이렇게 찝찝해 보이는 자국이 남는 두드러기는 처음이다. 대개는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았는데. 팔, 다리, 얼굴, 가슴 등 앞쪽에 난 것도 처음이었다. 보통은 등에만 났는데. 한약은 어제부터 중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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