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아닌 적당한 햇빛과 바람으로 바닷가에서 몇 시간을 보내도 좋은 날이었다.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발과 무릎을 모래에 파묻고 누워있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며 있으니 아주 딴 세상에 있는 듯했다. 각자 바닷가를 걷거나 누워있거나 멍하니 바다를 보거나 바다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어제보다 더 한적한 해변에 누워있으니 마치 우리만의 바닷가 같았다.
낮고 높은 구름이 이중으로 하늘에 드리워져 있었다. 낮은 구름은 아주 빠른 속도로 흘러갔다. 재미난 모양을 많이 보여줬다.
그림같은 하늘 (12:10, 12:11)
청록빛 바다와 코발트블루 하늘(12:11, 12:13, 12:15)
이중으로 떠있는 구름(12:17, 12:22)
광대 얼굴 구름(12:29, 12:30)
점점녹아가는 빙하, 염소 혹은 소 얼굴(12:57, 15:20)
이번 여행은 맨발 걷기 콘셉트이었다. 바닷가에 거의 3시간 가까이 머물며 걷다 쉬다를 반복했다. 아빠는 연이틀 무좀약을 바르시지 않았다. 가려움증이 사라졌다고 하시는데 서울에 가봐야 확실히 나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일지도 모르므로.
사용 언어가 달라 커졌던 오해를 바로 잡는 시간이었다. 서로에게 상처를 남겼지만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