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는 일상,
내게는 새로운 세상

by 지홀

기차값을 아끼기 위해 베르겐에서 오슬로로 오는 기차는 첫 차를 예매했다.

베르겐을 좀 더 둘러봐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했으나 오슬로 호텔에 얼른 가서 짐을 풀고 며칠은 푹 쉬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오슬로의 호텔 방 역시 좁고 침대크기도 작았다. 헬싱키 호텔의 객실도 작고 샤워부스도 작았는데.

유럽 땅을 밟아 본 건 파리 이후 처음인데, 파리에서도 호텔 복도가 좁아 깜짝 놀랐고 레스토랑의 테이블이 정말

작음에 또 한번 놀랐었다. 우리 보다 덩치 큰 사람들이 어떻게 앉고 자고 하나 의아할 정도로.


오슬로에서는 여유를 갖고 맛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가이드북에 소개된 레스토랑을 어렵게 찾아갔는데,

여름휴가를 3주 동안 다녀오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날씨가 좋으니 이 나라 사람들도 휴가를 갔구나..

뭉크와 입센이 들리던 식당이라는데... 많이 아쉬웠다.


할 수 없이 맛집이나 유명인이 갔던 곳은 아니지만,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추천리스트에 있는 "kaffistova" 식당으로 갔다. 1901년부터 영업을 한 곳이라고 하는데, 캐주얼한 분위기의 식당이었다.

노르웨이 연어를 제대로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연어스테이크를 시켰다. 예상대로 맛은 좋았으나 금방 허기가 졌다. 밤이 되자 참을 수 없을 만큼 배가 고파 호텔 근처 버거킹에 가서 양파링과 감자칩을 사 먹었다.


나는 여행할 때 여행지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고 투어는 현지에서 안내하는 가이드 북을 보고 다니거나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걸어 다닌다. 이번에도 노르웨이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왔는데 와서 보니 인형의 집을 쓴 헨리 입센, 그 유명한 그림 "절규"의 화가 뭉크가 노르웨이 사람이었다.

심지어 그 유명한 노벨 평화상의 시상식 장소가 오슬로 시청인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이 묵는다는 그랜드 호텔. 카를 요한 거리에 있는 그랜드 호텔 로비에는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그랜드 호텔 레스토랑에 앉아 있자니 150년 전 헨리 입센과 함께 식사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떠나오기를 잘했구나.

이 곳 사람들에게는 일상이지만 내게는 새로운 세상.

이 낯선 도시, 처음 오는 도시에서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어슬렁 거리는 내가 대견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