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노선이 확대되어 별내까지 가는 시간이 강남 가는 시간보다 짧게 느껴졌다. 별내는 경기도, 강남은 서울이어서 심리적 거리는 별내가 훨씬 먼데 서울 중심에서 지하철로 이동하기 편리했다. 더구나 4호선으로 갈아타지 않아 더욱 다녀오기 좋았다. 시래기정식을 파는 식당에서거하게 점심을 먹고 주차 3시간 무료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찻값도 4천 원대로 아주 괜찮았다. 후배가 빼빼로처럼 막대에 초콜릿을 잔뜩 입힌 과자와 카스텔라에 초코를 입히고 코코넛 가루를 뿌린 디저트를 사 오는 바람에 실로 오랜만에 디저트를 먹었다. 한약을 복용 중이라 먹지 말라는 음식을 제한 중인데 이렇게 어쩌다 한 번씩 먹는다.
서울, 별내, 다시 서울 하늘(10:43, 12:51, 19:22)
별내 마실을 마치고 연습실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다 졸았다. 졸다가 하마터면 내릴 곳을 지나칠 뻔했다. 별내로 갈 때 반대방향 노선을 타서 약속시간에 10분 늦었는데, 이번에는 제 때 내리지 못할 뻔했다. 다행히 연습 시간에 맞추어 갔다.
2시간 정도 연습했다. 낭독 수준의 발성을 없애려고 행동 후 대사하기, 호흡 뱉는 연습 등을 반복했다. 배우끼리 동선과 동작의 합을 맞추기 위해 한 장면을 여러 번 반복했다. 이렇게 극 중 인물이 되어 움직이다 보면 아주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몰입이 잘되고 재미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연극은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표현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인문학적이다.
연습하고 지상으로 나오니 캄캄한 밤이다. 시간은 고작 일곱 시가 넘었을 뿐인데. 해가 짧아져서 하늘 사진 찍을 수 있는 시간도 같이 짧아졌다.